[센터-자료집] 남양주 시민과 함께하는 다문화포럼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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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순서

공동주관기관인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는 「경기도 외국인 인권 지원에 관한 조 례」의 이념과 목적에 근거해, 국제 인권 규범에 명시된 외국인 주민 및 이주민의 보 편적이며 평등한 기본권의 제도화 및 주류화를 목표로 하는 전국 최초의 외국인 인 권 정책 전담 개발 기관입니다. T. +82-31-492-9347,8 ㅣ F. +82-31-492-9349 ㅣ www.gmh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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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발표 [발표문] 미디어와 인종주의........................................................13 정혜실(이주민방송 MWTV)

론 [토론문 1] 이주민이 보는 차별과 미디어(1)................................29 현지영(GMK출입국행정사무소)

[토론문 2] 이주민이 보는 차별과 미디어(2)

-이주민·이주노동자에 대한 매스컴의 폭력적 시선................ 35 섹알마문(독립영화감독)

[토론문 3] 영상문화 활동가가 느끼는 미디어의 이주민 차별..............................................................41 고두현(다큐멘터리감독)

[전포럼돌아보기] 2017년도 포럼 원고를 부록으로 실었습니다.


인사말 남양주시민과 함께 하는 다문화포럼에 참석해 주신 시민여러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번 포럼은 작년에 이은 두 번쩌 포럼으로 200만 이주민 시대를 맞이하여 특별히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는 미디어에 나타난 이주민 차별에 대한 내제된 차별의식을 발견하고 자각함으로써 더불어사는 공동체, 지역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준비한 자리입니다. 한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농촌의 저출산 문제와 3D업종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의 이주를 유도하며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여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주민과 그 문화에 대한 선주민의 인식과 이해는 여전히 미흡한 것이 현실입니다.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약속인 세계인권선언에서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한 권리를 가지고, 인종·피부색·성·언어·종교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는다.” 라고 규정하고 있듯, 나의 가족, 혹은 이웃의 문화적 차이와 정체성을 포용하고 동등한 시민적 권리가 있음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끝으로, 포럼을 준비해 주신 외국인복지센터 이정호 신부님과 직원여러분, 그리고 오늘 행사에 아낌없는 성원과 도움을 주신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오경석소장님과 직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18년 12월 12일 남양주시 복지국장 이군희


We are One!우리는 모두 하나입니다. 2018년도 저물어 갑니다. 저물어가는 한해를 돌아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벌써 30년 가까운 다문화시대! 하지만, 우리의 다문화는 여전히 차별과 혐오에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단지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또 우리의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이유로 이주민을 차별하고 있는 이 현실 속에서 우리는 무거운 압박을 느낍니다. 우리 지척에서 함께 아픔을 나누고 있는 많은 친구들을 기억합니다. 한국에서 입은 부상 후유증으로 깊게 신음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오닉, 그리고 전신화상을 입고 지친 몸으로 얼마 전 귀환한 알리,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네팔 미누... 많은 이주민들이 코리안드림의 꿈을 접고 좌절하는 모습을 우리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누구도 피부색과 언어, 출신국에 따라 차별할 권리는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더불어 살아가야 할 지구인입니다. 남의 아픔에 함께 아파하고, 기쁨에 함께 즐거워하며, 모두 붉은 피와 36.5도의 체온을 가진 똑같은 사람입니다. 이 사실을 인정할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다문화사회의 성숙한 구성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포럼을 통해 우리가 모두 하나임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2018년 12월 12일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관장 이정호 신부


안녕하세요.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오경석입니다. “우리 안의 차별 그리고 편견의 벽을 넘어-남양주 시민과 함께 하는 다문화 포럼”에 오신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이 포럼을 기획하고, 준비해주신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와 남양주시 관 계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사회의 미디어 인종주의 및 차별과 관련된 어려운 경험들과 절박한 문 제의식들을 공유해주시기 위해 용기와 시간을 내어주신 발제자와 토론자분 들께는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해드리고 싶습니다. 담론의 차원에서 이주민 인권의 중요성은 나날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의 지속가능한발전목표 2030은 송출국과 수용국은 물론이요 경유국을 르는 모든 사회에서 이주민 인권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니다. 전지구적인 공동의 발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주민의 참여와 가 그만큼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유엔 아우 있습 기여

한국의 외국인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법무부의 입장도 비슷합니다. 제3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2018-22)의 비전은 “국민공감, 인권과 다양성이 존 중되는 안전한 대한민국”입니다. 이주민의 ‘인권’이 향후 5년간 대한민국 외국인 정책의 기조이자 지향점임을 선언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현실의 영역에서 이주민의 인권은 혹독하기만 합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인종주의입니다. 인종주의는 합리적 근거 없는, 그릇된 고정관념과 편 견에 근거한 이주민을 향한 법적, 제도적, 문화적, 상징적, 심리적 차별과 혐오 모두를 통칭하는 개념입니다. 인종주의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인종주의는 ‘영혼의 살 인’이라고 평가될 만큼 치명적인 범죄입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 대한민 국에는 인종주의를 규율할 만한 법률이 부재합니다. 이주민 인권 담론과 현실, 법과 경험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노력은 이 제 더 이상 미루어질 수 없는 과제입니다. 오늘 포럼의 중요성은 여기서 찾 아질 수 있습니다. 작아 보이지만 오늘 포럼이 우리 사회 전체의 정의와 평


화, 민주주의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일에 선구적인 기여를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2018년 12월 12일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소장 오경석



주제발표

미디어와 인종주의 정혜실(이주민방송 MWTV)



남양주 시민과 함께하는 다문화 포럼

미디어와 인종주의 정혜실 (이주민방송MWTV)

대중매체로서 미디어는 일상에서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이며, 그 파 급력 또한 커서 한국인들의 인식과 가치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더구 나 인터넷 보급과 활용도가 높은 한국사회에서 미디어는 언론보도와 더불어 방 송 그리고 영화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 하나로도 얼마든지 접근 가능한 매체가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접근성의 용이함은 다시 SNS를 통해 담론의 형성과 더불 어 빠른 재생산을 통한 파급력을 가진다. 그래서 미디어에서 다루는 사안들은 경 우에 따라서는 사실의 진실여부와 관계없이 유포되었다가, 정정보도가 된다 할 지라도 이미 늦은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문화 사회를 지향한다고 선언한 한국사회에서 90년 이후 유입이 크게 늘어난 이주민들을 미 디어가 어떻게 재현하고 있는지가 현재의 한국사회의 인종주의의 일면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분석 근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을 위해 직접적인 인종차별 (Racism)과 인종주의화(Racialization)를 모두 고려의 대상으로 넣고 있다. 특 히 한국사회의 특성상 단일민족으로서의 순혈주의를 탈피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 민과 비국민이라는 구도에 의한 구별과 구분 그리고 고정관념과 편견, 왜곡된 이 미지, 낙인찍기, 희생양 만들기, 문화적 폄하나 비하 등과 같은 것들을 주의해 볼 필요가 있다1. 더구나 최근 불거진 예멘난민과 관련한 혐오표현의 사회적 논란에서 보듯이 SNS를 통한 집단 갈등을 부추기는 차별 선동적 행위들이 증가하고, 이것이 오프 라인으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몇몇 언론들이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재생산 하여 유포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더욱 조장하기에 이르렀다. 더구나 온라인상 의 청와대 청원제도가 이러한 갈등을 더욱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 것 1 2014년 8월 12일 <한국사회 인종차별실태보고대회> ‘미디어속의 인종주의’13쪽, 정 혜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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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SNS으로 유포할 수 있는 효율적 인터넷 공간이 악용되어 인종주의를 확산시 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지금의 미디어 환경에서 인종주의 문제를 심각 하게 논의해야 할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미디어 환경은 단일한 통 로를 가지고 있지 않다. 말하자면 주류미디어라 할 수 있는 지상파 MBC, KBS, SBS, EBS 등과 이 지상파들이 보유하고 있는 여러 채널들이 다양해졌고, 종편 이라 불리는 대표적인 채널 JTBC, tvN, Olive, TV조선 등 다양한 종편 채널들 이 생겼으며, 이 외에 케이블TV까지 텔레비전으로 시청 가능한 채널들이 너무 많아진 환경에서 모든 채널을 인종차별을 예방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1인 미디어의 활성화와 소규모 인 터넷 미디어 언론을 표방한 미디어들이 유튜브 채널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파급 력 있는 SNS를 통해 영향력을 키워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주류언론이 아니 어도 대중들이 가짜 뉴스나 왜곡되고 편파적인 보도 자료들을 걸러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날이 늘어가는 인종차별적인 이미지를 유포하고 왜곡된 담론을 형성하게 함으로써 한국사회에서 살아가야 할 이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할 때, 제한적이지만 몇몇의 사례들을 통해 미디어가 가진 인 종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모든형태의인종차별에관한국제협약>에 비준한 국가로서 정부가 미디어 정책에 있어서 그 협약의 내용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 는 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1. 계급적 인종주의를 드러내는 시사교양 및 예능 방송 프로그램 최근 방송사들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이주민을 출연시키고 있으며, 과 거와 달리 프로그램의 수도 늘어났다. 다국적 출신의 이주민들 출연과 내용의 다 양성을 확보하고 자 하는 방송기획의 변화 때문인지 이주민들의 한국생활을 보 여주는 KBS2 채널의 <이웃집 찰스>를 필두로, 한국을 방문하여 한국문화를 알 아가는 컨셉의 MBCeveryone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Olive의 <서울 메 이트> 같은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가 하면 여전히 결혼이민자여 성의 한국생활을 그려내는 EBS의 <다문화고부열전>같은 프로그램이 <러브인 아 시아>종영 이후 지금까지도 방영되고 있는 대표적인 결혼이민자여성에 관한 프 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가하면 앞서 한국문화를 알고 싶어서 방문하는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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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객으로서의 외국인과 대조적으로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아빠를 찾아서 방문한다는 컨셉의 <글로벌 아빠 찾아 삼만리>가 본방 이후 재방의 방식 으로 지속적으로 EBS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 이야기 되지 않았던 한국여성의 국제결혼에 관한 이야기가 TV조선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 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곳곳에 살아가는 가정들을 보여주는 컨셉으로 방영 되고 있기도 하다. 이 외에도 외신기자들과 함께 그들의 다양한 시각으로 한국의 이슈들을 다루는 tvN의 ‘외계통신’같은 프로그램들이 새롭게 시작되기도 하였 다. 이보다 더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국제결혼과 한국방문이라는 포맷을 가진 5개의 프로그램들을 통해 알 수 있는 미디어 속의 계급적 인종주의 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선 국제결혼을 다루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서 <다문화고부열전(KBS)>과 <사랑은 아무나 하나?(TV조선)>을 비교해 보자. <다문화고부열전(KBS)>은 결혼이민자여성과 한국인 시어머니의 갈등과 해결을 다루는 내용이다. 특히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결혼이민자여성과 한국인 남성 그리고 한국인 시어머니라 는 가족관계 안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고부관계에서의 갈등을 소재로 이야기 를 전개시키기 위해 거침없는 표현들이 담긴 사생활이 그대로 노출 된다. 그리고 이 갈등의 봉합은 결혼이민자여성의 모국의 친정방문을 계기로 이루어진다. 여 기서 결혼이민자여성의 친정의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든 모습들을 한국인 시어머 니가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이 정해진 포맷이다. 그에 비해서 한국인 여성의 국제결혼을 다룬 <사랑은 아무나 하나?(TV조 선)>같은 프로그램은 한국에 살지 않으면서 세계 곳곳에서 경제적 안정과 높은 신분적 지위를 가지고 살아가는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의 생활만을 보여줌으로써 <다문화고부열전>과는 상반되는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한국여성의 국제결혼 포맷은 국경을 넘는 사랑이 낭만적으로 묘사되고, 경제적 지위가 어느 정도 확보된 삶이라는 점에서 그들은 라이프 스타일의 하나로 보이 는 포맷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식의 포맷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결혼이주여성의 ‘다문화가정’이 갈등이 많은 문제 집단으로 왜곡되게 편견을 조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와 대조적으로 한국여성의 국제결혼은 낭만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사회의 가부장제적 인 남성들이 비난 해 왔던 한국여성들의 국제결혼에 대한 역사와 한국사회에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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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는 아시아 출신의 이주노동자들과 결혼한 한국여성들에 대해 현재까지도 비난하고 있는 온라인상의 수많은 악플들을 외면하는 은폐된 계급적 인종주의일 뿐이다. 이러한 계급적 인종주의를 비교해서 볼 수 있는 것이<글로벌 아빠 찾아 삼만 리(EBS)>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MBC)> 그리고 <서울 메이트(Olive)> 와 같은 프로그램이다. 한쪽은 어렵게 일하는 외로운 이주노동자인 아빠를 만나 러 오는 그 가족들이라는 포맷과 셀럽에 해당하는 외국인 방송인이나 연예인을 방문하는 관광객으로서의 이방인들은 그 계급적 차이가 확연하게 보이는 포맷 을 의 는 을

취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글로벌아빠 찾아 삼만리(EBS)>의 경우 방문가족 경제적 빈곤상태의 적나라한 노출을 통해 동정심을 유발하고, 어떤 장면에서 처음 본 한국인 여성이 잘 알지도 못하는 나라 출신의 아이에게 돈이나 양말 사다주는 장면을 그대로 방영하기도 한다.

그것에 비해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MBC)>나 <서울메이트(Olive)>의 경 우에는 한국을 발견하고 문화를 배우고 한국에 대해 놀라워하는 외국인 친구들 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보이는 사람들로 본국에서의 생활을 보여준다. 결과 적으로 이는 한국 방문 시 묶게 되는 숙소나 방문 장소의 차이에서도 드러난다. 사실 서구유럽인들의 한국방문은 체류자격의 면에서도 관광객의 신분으로 방문 하는 것과 달리, 이주노동자들은 최소 4년 10개월 머무는 한국에서 가족방문이 나 가족 결합권이 없으며, 설사 방문신청을 한다 해도 한국대사관으로부터 거절 률이 높다는 사실은 말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동정적이고 시혜적인 대상으로 이 미지화 된다. 그래서 아시아에서 온 이주노동자 집단이라는 대상과 서구유럽이 나 같은 아시아여도 경제적 신분이 좋은 방문객으로서 외국인을 어떻게 한국사 회가 차별적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는지 드러나고 있다.

2. 영화 속 이주민 : 민족과 이주민의 경계에서 인종주의화 되는 중 국동포 재현의 문제 이주민의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4%를 넘어서면서, 중국에서 온 이주민은 동포를 포함하여 전체 이주민 중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밀집지역도 늘어나 서 서울의 가리봉동과 대림동은 아주 대표적인 중국동포 밀집지역이 되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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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이나 수원에 거주하는 비율도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중국동포는 민족과 이주민이라는 경계사이에서 포섭과 배제의 경험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는 동포이 자 이주민들이다. 그리고 2012년에 일어났던 ‘오원춘 살인 사건’으로 인해 범죄 의 낙인화가 이루어진 이주민 집단으로서 혐오집단으로 부각되기도 하였다. 언 론의 선정적인 보도가 줄을 이었고2, 반이주민 정서와 혐오표현을 불러일으키는 거짓 사실들이 인터넷 온라인 커뮤니티들을 통해 유포되기 하였다3. 결국 이러한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나,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관련 인터넷 온라인 커뮤니티들 을 통한 혐오표현들은 중국동포에 대한 범죄적 이미지를 낙인화하고, 고정관념 을 갖게 함으로써 영화의 소재로 채택되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영화라고 하는 픽션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에서 한 이주민 집단을 향해 범죄 집단이라는 이 미지를 각인해 옴으로써 차별을 선동해 온 측면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중국동포집단과 거주지에 대한 범죄 이미지를 강화한 대표적인 작품으 로는 작년 2017년에 개봉된 영화들 중 논란이 되었던 두 영화 ‘청년경찰’과 ‘범 죄도시’라는 두 영화이다. 특히 김주환 감독이 만든 ‘청년경찰’의 논란은 중국 동포들이 밀집해서 살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을 중심으로 크게 반발이 일 어났다. 그 이유는 중국동포사회를 노골적으로 범죄 집단화했다고 보았기 때문 이었다. 이러한 반발은 단지 불만을 드러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중국동포를 범죄자로 낙인화 하는 영화 ‘청년경찰’의 상영 중단요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 었다. 그리고 이러한 집단 반발은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4 이후 가리봉동이라고 하는 또 다른 중국동포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소위 조선족 조폭이라고 법죄집단 2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4/27/2012042700262. html 2012년 4월 27일 양희동 기자 3 “나는 중국 OO파 조직에 들어가서 인신매매, 장기매매, 인육매매에 대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시골에 계신 어머니의 간절한 눈물의 기도로 조직에서 빠져나와 신 앙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어느 날 내 육신의 몸에서 내 영혼이 빠져 나와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생생한 지옥을 경험했습니다." "이 땅에서 살아있는 동안 인신매매, 장기매매, 인육매매한 자들과 살인한 자들에게 흉 칙한 마귀들이 정수리부터 반으로 갈라서 온 몸의 껍질을 벗기니 사람의 말로는 표현 할 수 없고, 상상할 수 없는 고통가운데 진물이 흐른 채로 불구덩이에 집어 던져서 태 워 버리고, 앙상한 해골과 뼉다구만 남은 것을 갈쿠리로 다시 끄집어 내니 형태가 원상 회복이 되고, 또다시 같은 형벌이 영원히 반복되는 끔찍하고도 생각조차 두려운 지옥을 경험 하였습니다.” 라며 ‘보배드림’이라고 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조선족 인육업자 의 고백이라며 글을 올려 유포하기도 하였다. 4 http://www.dongpo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4892 2017년 8 월 28일 중국동포신문 서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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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지 서 기

일망타진해 간다는 내용으로 만들어진 ‘범죄도시’라는 영화에서도 논란이 되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기도 하였다.5 그런 우려와 달리 문제는 범죄도시에 조선족 역할을 했던 진선규 배우가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그 소감을 이야 하는 멘트에서 이어졌다. “전 중국에서 넘어 온 조선족이 아니고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이러한 멘트는 방송을 타고 대중들에게 알려졌을 뿐 아니라, 이를 보도하는 언 론들은 그저 깨알 같은 웃음 포인트라고 간단히 썼다.6 하지만 그러한 멘트는 그 가 조선족이 아님을 부인하는 그 부정이 주는 의미가 바로 중국동포를 비하하면 서 대한민국 국민과 중국동포는 다른 존재임을 암시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 다.7 이러한 국민과 비국민 집단으로의 구별은 단일민족이라는 신화에도 불구 하고 동일한 국민으로 포섭하기를 거부하는 태도라 할 수 있다. 이제 인종차별 은 단순히 피부색이나 외모가 확연히 구별되는 인종적 다름을 전제로 하지 않는 다. 국가국민으로 어떤 집단으로 포섭하고 배제할 것인가라는 측면에서 ‘인종주 의화’(racializing)를 통한 집단 차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즉 동일한 민족적 기원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할지라도 돌아온 동포로서의 민족적 동질감보다 는, 새로운 이주민이라는 배제적 집단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바 로 그러한 이질적 집단으로서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으로 차별을 조장할 위험을 내포하는 것이 ‘영화’가 미치는 인종주의적 영향이라는 것이다.

3. 규제 없는 성·인종차별적 영상 유포의 포털 사이트 유튜브 (youtube) 최근 여성가족부는 7월9일부터 20일까지 전국 시·군·구에 등록된 국제결혼중 개업체의 홈페이지, 유튜브, 블러그, 카페 등 온라인상 광고 게재물에 대해 일제 점검을 한다고 하였다. 점검의 내용은 주요 점검사항은 5 http://news.donga.com/3/all/20170920/86430050/1#csidxee6eceb7735b6 9282da737ebad05ba4 2017년9월 21일 동아닷컴 윤여수 기자 6 http://www.insight.co.kr/news/128187 2017년 11월 25일 인사이트 권순걸 기 자 7 2018년 7.8 제 16호 카톨릭 평론 「이주민, 인종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다」, 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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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종·성별·연령·직업 등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내용인지 여부 ▲인신매매나 인권 침해의 우려가 있는 내용인지 여부 ▲사진·영상 등에 게재된 당사자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 여부 등 결혼중개업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표시·광고의 전반에 관한 사항이다. 이러 한 광고를 했다가는 업체 등록 취소, 1년 이내 영업정지나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시·군·구 담당 공무원이 온라인 검색 을 통해 위반 여부를 확인한다. 위반 시 해당 영상은 온라인상 즉시 삭제하도록 시정 명령하고, 불이행할 경우 영업정지·등록취소 등 행정처분과 형사고발 조치 한다고 발표하였다.8 이러한 조치가 일어난 데에는 여성신문의 2018년 6월 12 일자 기사 “19살 미녀 처녀 몸매 규제 밖 국제결혼 성상품화 심각”의 헤드라인 을 단 기사로부터 촉발되었다. 이러한 기사의 내용을 통해 유튜브를 살펴 본 결 과 그 상태는 정말로 심각했다. 일부 업체는 기사가 난 이후 재빠르게 유튜브에 서 삭제한 곳도 있지만 여전히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그대로 두고 있는 곳도 있 다. 하지만 이렇게 국제결혼 중개업체만이 문제가 아니다. 유튜브채널에는 다음 과 같은 제목의 영상을 지속적으로 업로드 되고 있다. “여자 꼬시기 가장 쉬운 나라 BEST 6, 한국과 일본은 각각 몇 위 일까??” (이블팩토리TV 2018.2.20.) “18살 연하 태국여성과 연애중인 한국남자가 전하는 태국여성을 만나야하는 이유!!” (이블팩토리TV, 2018.4.17.) “베트남 여성과 사귈때 좋았던 점, 다주는 베트남 여자들”(이블팩트TV, 2018.4.18.) “요르단에서 보낸 무슬림 여성과의 하룻밤”(이블팩토리TV, 2018. 6. 25) “한국남자들을 좋아하는 나라들, 환장한다”(도리토리, 2017,7.20) “나에게 홀딱반한 베트남 호텔 여직원들, 그들이 전하는 혈기왕성한 한국 중년남성 투숙객들”(Minos Tube, 2018, 6.1) “최빈국 네팔사람들의 특징, 한국남성과 네팔여성은 궁합이 좋다고 생각하는 네팔 여대생과의 인터뷰”(Minos Tube, 2018. 6. 14) “우크라이나 현지 소개소를 통해 맞선 본 생생한 경험담, 기대이상의 미모” (Minos Tube,2018. 6. 22)

이러한 영상들은 수도 없이 많고, 꾸준하게 업로드 되어 몇 십만이 넘는 조회 8 http://m.womennews.co.kr/news_detail.asp?num=143159#.W0s8gUxuI2x 2018년 7월 8일 여성신문 기사 “여가부, 뒤늦게 인권침해 국제결혼중개업 온라인 광 고 퇴출”, 이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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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를 자랑하고 있다. 이들은 여러 나라들의 여성들을 성적 대상화하고, 잘못된 편견을 유포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각 나라의 여성들을 비교하면서 인종차별적으 로 품평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결혼업체들은 성혼영상이라며 올리면서, 베트남여성과 결혼한 한국남성 커플을 침대가 놓여 있는 침실에서 촬영하거나, 공항에서 울면서 아쉽게 헤어지는 절절한 커플들의 모습을 여과 없이 내보낸다. 이들의 사생활침해적인 부분이나 초상권은 고려되지 않는다. 그런가하면 실제 내용과 상관없이 등장하는 여러 나라 여성들의 모습들을 올리면서, 각 각의 나라 여성들에 대한 성적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는 음담패설 수준으로 밖에 이해 할 수 없는 내용들을 마치 그 나라 여성들에 대해서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나래이 션이 나오거나 자막이 뜬다. 성격이나 피부색 등을 넘어 각 나라 여성과 결혼하 는데 드는 비용에 대해서까지 이야기 한다. 이런 종류의 영상물이 지속적으로 업로드 되고, 많은 수의 조회수를 자랑하는 것이 시사하는 것이 무엇인가. 국제결혼업체들이야 규제할 수 있다고 해도, 1인 미디어로 조회수와 구독자들의 인기로 먹고 사는 자들이 성차별적이고 인종차별 적인 영상을 올렸을 때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는가. 이런 식의 포털사이 트를 이용한 1인 미디어를 규제하기 위해 유튜브라는 포털사이트를 규제할 방법 은 있는가?

4. 제주 예맨 난민 사태를 통해 본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 언론의 인종주의 문제 최근 한국사회의 가장 큰 이슈는 제주에 들어 온 예맨 난민에 대한 것이다. 500명이 조금 넘는 난민이 제주에 들어오면서 불거진 이 문제는 한국사회가 그 동안 이슬람국가 출신의 무슬림들에 대해서 갖고 있었던 잠재적 테러리스트로서 의 두려움과 공포에 더하여 여성들의 미투 운둥이 활발해지면서 부각된 여성들 에 대한 성폭력과 강간 그리고 살해에 대한 한국사회 남성들에 대한 공포를 예맨 에서 온 이슬람 국가 출신의 남성들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로 전이 시키면서 그들 의 난민이라는 위치가 갖는 절박한 상황이 외면당한 채 난민에 대한 혐오가 확산 되고 있다. 이러한 확산에는 주류 언론뿐 아니라 일부 개신교 세력을 등에 업은 언론과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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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언론들이 이러한 인종차별적 담론을 주도하거나 확산하는 양태를 보이고 있 다. 과거와 달리 지면이 아니라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유포되는 이러한 언론의 인종차별적 행태들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인용과 인용을 거치면서 가짜 뉴스 가 사실처럼 유포되거나, 팩트 체크 없는 인용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윗 등 SNS를 통해 유포되고, 반대든 지지든 기사나 난민관련 글이 있는 곳에서 달려들어 악의 적인 댓글들이 차별선동을 서슴치 않고 있다. 옆의 사진은 무슬림 남성들을 공포와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기 위해 사실관계 가 허위로 조작된 가짜 뉴스에 해당한다.9 ‘보배드림’과 같은 카페는 인종주의자 들이 모이는 카페로서 지난 오원춘 사건에 있어서도 중국인들이 인육을 먹는 민 족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곳이기도 하다. 결국 이 사진은 가정폭력을 당한 영 국여성들의 사진의 임의로 가져다 쓴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러한 가짜 뉴스를 유포함으로써 달성하려는 목적은 무엇인가? 보배드림 같 은 사이트가 반다문화와 반이슬람적인 인종주의적인 악의적인 담론들을 오랫동 안 유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사이버상(출처:보배드림카페) 의 범죄로서 다루어 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그러나 이보다 더 우려가 되는 문제는 주류언론이지는 않지만, 가짜 뉴스를 걸 러내지 않은 채 SNS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사이트나 디스패치, 위키트 리 같은 뉴스미디어들의 문제다. “제주도에 있는 난민 중 ‘시아파 무장반군이 섞여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2018.6.29. 최민주 기자, 인사이트) 난민 중에 테러리스트가 섞여 있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예맨난민을 위험한 존재로 부각하려 했던 인사이트 기사 헤드라인에도 불구하고, 기사 내용 속에는 그 증언에 대한 팩트 체크나 누가 증언을 했고, 어떻게 조사되고 있는 지에 대해 서는 전혀 언급이 없이 예맨의 종교적 갈등상황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채우고 있 다. 이들은 대중의 무슬림 혐오를 부추기기 위해 과거의 방송내용까지도 인용하 여 사용한다. 9 ‘당신을 불안에 떨게 한 그 사진은 가짜 뉴스다’ 2018년 8월 7일자 한겨레 기사, http://m.hani.co.kr/arti/society/media/851507.html?_fr=fb#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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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난민 관련해 재조명되는 독일 닉 ’비정상회담‘ 소신 발언” (2018년 7월 6일, 황비 기자, 인사이트) 위 기사의 헤드라인은 닉의 발언 소신으로 포장함으로써 표현의 자유에 해당 하는 다양한 의견들 중 하나가 아니라 신념에 해당하는 발언으로써 지지하고 있 음을 드러내는 기사이다. 기사 내용을 살펴보면 “유럽은 이미 많은 문화를 받아 들였다며, (무슬림을 위해) 공휴일도 만들고, 모스크도 만들었다. 그런데 또 원 하냐며 날선 비판을 했다. 그는 그렇게 (전통의상)을 입고 싶고, 자기 문화를 그 렇게 보여주고 싶으면 자기 나라로 가면 된다며 이야기를 마무리 했다,”라고 싣 고 있다. 이 기사에서 부르카를 부정하는 닉의 발언을 소신발언으로 본다면, 한복입고 외교하는 한국인의 문화외교는 왜 존중되어야 합당한지, 또는 유대인들이 자신 들의 유대교 모자와 수염과 전통의상을 입는 것은 왜 논란이 되지 않는지, 그리 고 카톨릭 신부나 수녀들의 복장은 왜 논란이 되지 않는지에 대해 설명해야 하지 만 그런 것은 당연히 없다. 오히려 지금 논란이 되는 예맨 난민에 대한 혐오를 부 추기기 위한 기사로 보일 뿐이다. 이런 식의 인사이트의 인종주의적인 기사는 팩 트 체크 없는 해외 기사의 왜곡보도로 이어지기도 한다. “제주 예멘 난민들 ”한국 형편없어, 돌아가고 싶다“ (2018.7.8. 김소영기자. 인사이트) 이렇게 헤드라인의 기사에서 사용한 사진들은 인용출처가 온라인 커뮤니티이 다. 그러면서 저작권이 있으니 무단배포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이 기사에 실 린 내용은 외신의 내용을 임의로 왜곡 편집한 내용을 그대로 옮겨다 인용한 기 사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사의 원래 유포 미디어는 ’디스패치‘라는 미디어였다. 원래 기사는 알자지라의 방송이었으며, ”예멘에 평화가 찾아오면 그 즉시 예맨 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인터뷰 내용이었다.10 이러한 왜곡 보도는 이후 SNS를 타고 공유되었을 뿐 아니라, 이러한 악의적인 편집왜곡 보도를 확장하는 미디어 매체들이 많았다는 것이다.11 10 http://theimpeter.com/44069/ 아이엠피터tv, 2018년 7월9일 11 왜곡된 알자지라 번역자막을 통해 혐오를 부추기는 의도적인 기사 편집을 퍼날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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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언론 중 소위 보수언론이라고 지칭 되는 언론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들 은 대중들이 가짜 난민과 진짜 난민의 논란을 불러 온 스마트 폰 소지에 관한 것 부터, 여성들의 공포를 부추켰던 성범죄 문제 그리고 난민 증가의 위험성부터, 불법성과 폭력성을 부각하기 위한 기사들을 내보냈다. [난민쇼크]①스마트폰 무장한 난민들 "900달러면 한국간다 ... - 조선일보(2018.7.1.) [난민쇼크]②성범죄 위험 높다? 여성들 더 민감한 ... - 조선닷컴 – 조선일보(2018.7.3.) [난민쇼크]③'예멘 난민'은 시작에 불과하다는데 ... - 조선닷컴 – 조선일보(2018.7.5.) 제주 예멘 난민 2명, '설거지 순번 시비' 흉기 들고 서로 폭행 ... - 조선일보(2018.7.5.) 난민 브로커 있었나… 예멘인들 "서울 취업 된다 ... - 조선닷컴 – 조선일보(2018.6.26.)

이러한 언론의 인종주의적 보도를 막을 방법이 있는가? 왜곡된 편파 보도를 규제한다면 언론의 자유와 인종차별의 금지는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인 가? 개인이 아닌 집단에 대한 이러한 왜곡보도에 대한 정정보도와 명예회복에 대한 구제절차는 만들어질 수 있는가?

5. 결론 및 제언 2015년에 방문한 유엔의 인종차별특별 보고관이었던 무티마 루티에는 한국사 회의 인종주의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은 권고를 했다. “특별보고관은 다양성을 고취하고 의견과 태도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미디어 의 핵심적인 역할을 상기한다. 이러한 점에서 미디어의 긍정적인 역할과 영향은 다양성에 대한 관용과 존중을 고취하는데 이용되어야 한다. 특별보고관은 미디 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을 독려하고, 이는 지역사회 미 디어에 장려책과 지원을 제공하고 인종주의와 혐오 피해자들에게 대해 가시성과 목소리를 줌으로써 이룰 수 있다. 또한 특별보고관은 미디어가 자발적 윤리 행동 강령과 자기규제 조치, 인종주의와 외국인 혐오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과 관행을 던 매체들 https://gag4today.com 2018년 7월 8일 http://m.inven.co.kr/board 2018년 7월 7일 웹진 오픈 이슈 갤러리 https://ichart.instiz.net/pt/5738173 2018년 7월 7일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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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하고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 또한 특별보고관은 정부가 인터넷 상의 혐오 발언과 외국인 혐오를 방지 및 철 폐하고 이러한 행위에 대한 불처벌을 방지하기 위해 더 엄격한 조치를 취할 것을 독려한다. 이와 관련하여, 특별보고관은 가해자를 신속히 기소하고 해당되는 경 우 적절한 제재를 가할 것을 권고한다.” 하지만 위와 같은 권고를 위한 방송법이나 방송심의 규정의 변화와 인터넷 상 의 혐오발언과 외국인 혐오를 방지할 만한 법은 지난 3년간 없었다. 지금 다시 ’ 모든 형태에 관한 인종차별철폐를 위한 국제협약‘에 대한 정부보고서를 반박하 는 시민사회보고서를 준비하며 이 협약에서 우리 사회에 요구하는 것들을 시행 하고 있는 지 살펴보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 본 한국사회의 미디어와 인터넷상의 유포되는 글들은 이러한 협약에 가입한 국가로서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있음을 UN 인종차별철폐위원회 권고 이행상황에 대한 정부 보도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다. 제2차 ‘외국인정책기본계획’ 등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라는 보 고서 부분에서, 3) 인종차별의 범죄화 및 인종 혐오 발언 규제의 필요성에 있어서 “인종적 우 월주의적 사상 유포 또는 인종적 혐오 선동에 대한 적절한 조치”에 아래와 같은 답변을 하고 있다. “인종차별적 행위가 모욕이나 명예 훼손, 정보통신망을 통한 공포심 불안감 유발행위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법 규정을 적용하여 처벌하고 있습니 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러한 처벌에 논의는 커녕, 청와대 청원으로 올라온 인종차 별이나 정보통신망이라 할 수 있는 온라인상에서 왜곡보도로부터 혐오발언이 담 긴 악성 댓글 그리고 차별선동적인 글들에 대해 어떠한 제재도 목격하고 있지 못 하다. 인종차별철페협약은 체약국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구하고 있음에도 말이 다. (c) 각 체약국은 어디에 존재하든간에 인종차별을 야기시키거나 또는 영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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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는 효과를 가진 정부 국가 및 지방정책을 , 면밀히 조사하고 또한 상기 효과 를 가진 법규를 개정 폐기 또는 무효화시키는 효율적 조치를 취하며 (d) , 각 체약국은 어느 인간 집단 또는 조직에 의한 인종차별을 해당 사정에 따라 입법을 포함한 모든 적절한 수단으로써 금지하고 종결시키며 (e) 각 체약국은 적절한 경우 다종족 통합주의자단체와 인종간의 장벽을 폐지 하는 운동 및 기타 방법을 장려하고 또한 인종분열을 강화할 성향이 있는 어떠한 것도 막아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협약에 대한 이행과 준수는 차별과 혐오를 금지하는 법을 만들 고, 현재의 미디어 및 인터넷 그리고 사이버범죄 등과 관련법들을 개정하여 그 책임을 다하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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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1

‘이주민이 보는 차별과 미디어(1)’ 현지영(GMK출입국행정사무소)



‘이주민이 보는 차별과 미디어’

현지영 (GMK출입국행정사무소)

안녕하세요. 저는 베트남에서 온 현지영이라고 합니다. 2007년도 우리 남편과 결혼하고 현 재까지 10년 넘게 한국생활은 잘 정착하고 있으며 엄마의 역할을 하면서 직장인 으로써 한국사회에 참여하고 있기도 합니다. 결혼이민자로써 한국생활이 시작할 때 어려움을 많이 있었지만, 우리 시댁과 남편의 도움으로 생활을 빠르게 적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한국인이 못치 않 게 불편함이 없고 유용하게 생활을 잘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회적인 저를 외국인 혹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을 여전 히 개선 안 되고 있을 것 같은 생각합니다. 이주여성으로써는 집안도우미라고 보 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제가 초기 입국할 때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 했던 사 건입니다. 한국어를 공부해야하니 이주여성위해 한국어 교재를 받았습니다. 그 당시에 그 책의 내용을 이주여성 처음입국한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된 거라고 생각 이 들었습니다. 외국에서 오신 이주여성분에게는 한국에서 집안 살림 어떻게 하 는지 또는 한국문화는 어떤지 섬세하게 알려지는 교재이었고, 나름대로 좋은 서 비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에 보면 항상 집안일에 관련한 주제만 나오다 보니 이주여성은 비하할 수 있는 부분도 없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사람들의 시선은 한국말을 서투르고 문화도 잘 모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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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이 집에서 살림과 육아만 한 것을 인식이 해버립니다. 물론 이주여성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이런 내용 구성되었고, 도움이 되려고 하지만 다르게 보는 시 선도 있으니 이런 부분이 고려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는 다문화 가정에 있는 자녀들이 ‘왕따 당한다’라고 많이 들려옵니다. 다문 화자녀 분만 아니라 한국아이들에게도 생긴 일이랍니다. 제 개인생각은 아이들 이 무엇이 다르다는 것에 대해 매우 밀감 할 부분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와 무 엇이 다르면 그것을 용납이 안 됩니다. 물론 제 생각이 맞지 않을 수 있지만 현실 로 우리 아이들이 어른들의 행동과 생각부터 따라하게 됩니다. 바쁘고 힘들 삶에 서 사람들이 자기 목표까지 계속 달려야만 해서 주변 배려 관심에 대해 그런 여 유가 없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어른들부터 생각과 시선을 바꾸셔야 합니다. 어 른들이 먼저 다문화와 비다문화라는 선을 긋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선을 나누는 것은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이미 마음에서부터 구별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저는 목격했던 일인데 몇 년 전에 제가 다문화강사 활동을 할 때 어느 **중학교에서 다문화 수업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어떤 남자선생님과 만났습 니다. 그분과 인사를 나누었고 수업시작 10분전 학생들이 교실에 들어오라고 선 생님이 직접 불러주셨습니다. 순간적으로 저는 기분이 완전히 나빠졌습니다. 왜 냐면 ‘다문화!’ ‘다문화 이리와! 수업시작’라고 선생님이 그렇게 학생들을 불 러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학생들 다 교실로 모였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학생들 이름 대신 ‘다문화’ 이름으로 붙이게 되었습니다. 또는 제가 알던 분의 자녀가 학교에서 꺾어 보던 일이랍니다. 학교 반의 담임선생님이 ‘다문화 행사 가 있는데 다문화자녀만 신청할 수 있다!’ ‘다문화 손 들어봐!’라고 학생들에 게 대놓고 물었습니다. 그 자리에 그분의 자녀가 손을 들 수가 없었답니다. 아이 가 손들게 되면 친구와 뭔가 다르다는 것을 될까봐 친구들에게 창피하기 때문이 었습니다. 단순한 우리 아이가 ‘다문화’라는 것 얼마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저 ‘나와 친구들이 뭐가 달라구나’ 그 생각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른들 의 시선에 따라서 아이들도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예전과 달리 한국생활 잘 적응했고 한국에서 직장을 구하는 이주여성이 많습니다. 물론 저도 그중에서 하나였습니다. 한국에서 잘 살 수 있으려면 일을 해야 하지만 외국인으로서 일을 할 수 있는 범위가 많지 않고 제한이기도 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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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반면에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한국인처럼 대접을 받지도 못하고, 제대로 급여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이 생겨납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해야 외국인들이 차별을 받지 않고 한국에서 잘 정 착할 수 있는지를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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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2

이주민이 보는 차별과 미디어(2) -이주민·이주노동자에 대한 매스컴의 폭력적 시선 섹알 마문(독립영화감독)



이주민·이주노동자에 대한 매스컴의 폭력적 시선

섹알 마문 (독립영화 감독)

21세기를 들어 빠른 정보통신 등의 발전으로 다양한 미디어가 폭발적으로 확장 되고 발전하고 있다. 그 속에서 나오는 많은 콘텐츠에서 이주민, 이주노동자 등 을 재연하고 표현하는 방식은 너무나 제한적이고 편협적이다. 그런 콘텐츠가 배 급되고 유통되면서 이주민에 대한 끊임없이 재생산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행정안전부는 ‘2017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현황’을 2017년 1월에 발 표했다. 국내 외국인 주민 숫자는 전년 176만4664명보다 5.5% 늘어난 186만 1084명으로 조사됐다. 국내 총인구 5142만2507명의 3.6%로 전년(3.4%)보다 0.2%포인트 늘었다. 외국인 주민 수는 90일 이상 장기체류 외국인 147만9247 명과 귀화인 16만9535명, 국내에서 태어나 한국 국적을 자동 취득한 외국인 주 민 자녀 21만2302명을 합한 수치이다. <한국경제신문 2018년 11월 1일자-이해 성 기자 기사에서 발췌> 이렇게 많은 숫자의 이주민들이 우리 사회에 살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 매스컴 을 통해서 나오는 프로그램물들을 보자면 이주민에 대한 컨텐츠는 제한적이다. 그 컨텐츠를 통해서 직간접적으로 많은 인종차별에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첫째, 직접적으로는 많은 사건 중에서 2015년 인도네시아 네 명의 노동자들이 테러 조직에 가담한 적이 있다며 체포되었된 사건이 있었다. 이에 뉴스들에서는 사건을 보도하며 테러리스트 조직이 한국에 입국했다며 마구잡이식 보도를 했 다. 하지만 결국 조사 결과 이 노동자들은 미등록 노동자였으며, 허위신고를 받 은 출입국에서 사전에 별다른 조사없이 무조건 잡아들인 것이였다. 그러나 체포 이후 조사 결과에 대한 어떠한 후속 보도도 나오지 않았으며, 이를 인해 매스컴 들은 이주노동자들 중에 테러리스트가 있다는 편견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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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월 고양시 저유소 화재 사건에서 스리랑카 노동자에 대한 초기 보도 형 태만 보아도 우리 사회에서 이주노동자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 지를 여 실히 알 수 있었다. “풍등이 ‘17시간 기름 불’냈다...스리랑카 노동자 긴급체포” <조선일보> 이 뉴스가 퍼져나가면서 사실을 확인도 하기 전에, 뉴스에 달린 댓글에서 ‘이 주노동자들을 전부 추방해야 한다.’, ‘계획적인 범죄이다’ 등의 다양한 루머들 이 퍼져나갔다. 이 후 스리랑카 노동자의 실화에 대한 화재인지 등의 의문점에 관한 후속 기사 가 나오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 보도 형태에 문제점이 많았다. “스리랑카인 A씨는 올해 27살로 지난 2015년 비전문취업 비자로 입국해서 불 법 체류자 신분도 아니고 성실한 노동자라고 합니다. 경찰은 체포된 A씨가 자신 의 실수를 반성하고 있지만 저유소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풍등을 날렸다고 지 적했습니다.” <JTBC 10월 10일 “풍등 날린 스리랑카인 '선처' 청원 봇물” - 아 나운서 멘트> 이 보도에서 등록 이주노동자라는 신분, 성실한 노동자라는 이야기로 이주노 동자에 대한 선량하고 불쌍한 사람이라는 편협한 이미지를 재생산 하고, 특히나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켰다. 둘째, 간접적으로는 EBS <아빠찾아 삼만리> 등에서 보이는 이주노동자가 가 족을 초청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고 있다. 비전문취업 비자로 거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은 특수한 경우가 아 니면 가족들을 초청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는 이 프로그램은 이주노동자들 이 가족들을 초청해서 잠깐이나마 함께 할 수 있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이는 이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의 삶과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고 있다. 한국의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는 시스템이 그럭저럭 잘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기까지 하한다. 그럼으로써 한국 선주민들은 한 국 사회의 이주노동자 고용 시스템이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또한 제작 과정에서 제작진에 의한 이주노동자와 그들의 가족에 대한 인종 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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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차별적이 시선이 있다고 들려오기도 한다. 매스컴에서 이주민 특히 이주노동자를 너무 단정적인 시선으로 다루지 않기를 바란다. 제대로 된 팩트 체크도 없이 편협적인 이미지로 몰아가는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 출신 국가의 경제적·국가 위상과 인종, 종교에 따른 차별 적인 시선은 글로벌 국가를 꿈꾸는 한국의 위상만 낮추고 계층 간의 갈등만 발생 시킬 뿐이다. 다양함을 인정하고 포용력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한 시민 교육, 매스 컴들의 반성과 그에 따른 제작형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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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3

영상문화 활동가가 느끼는 미디어의 차별 대중상업영화에서의 이주/민의 재현과 새로운 정치적 가능성의 모색: 2010년대의 한국 대중상업영화를 중심으로

고두현(다큐멘터리 감독)



대중상업영화에서의 이주/민의 재현과 새로운 정치적 가능성의 모색 : 2010년대의 한국 대중상업영화를 중심으로

고두현 (다큐멘터리 감독)

진즉에 벌어져야 했던 일이다. 2017년 8월 28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역 12번 출구 앞에서 ‘중국동포, 다문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한국 영화 바로 세우기 범 국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원회‘)는 영화 <청년경찰>(2017)을 “동포를 범 죄자로 낙인찍는 영화”로 규정하고, “상영을 즉각 중단하라”는 취지의 기자회견 을 열었다. 같은 해 8월 9일 개봉한 <청년경찰>이 극중에서 중국동포1 가 밀집해 서 살아가는 대림동 지역을 폭력조직이 활개 치는 범죄 소굴인 것처럼 구체적으 로 언급,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회에 참가한 재중동포 주말학교의 문민 교 장은 “영화 <황해>(2010) 상영 때와는 달리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 고 있다”고 말한다. 이 말처럼 이번의 시위는 그간 비윤리적으로 이주민들을 재 현해온 한국 대중상업영화에 대한 분노가 누적된 결과이다.2 그러나 대책위원회와 중국동포 커뮤니티의 상영금지 및 제작진의 사과 촉구에 도 영화 <청년경찰>은 누적관객수 560만을 동원하며 2017년 7번째로 많은 관객 이 선택한 영화가 되었다. 같은 해 10월 개봉한 <범죄도시>(2017)3 역시 가리봉 동을 무대로 연변 출신의 조직 폭력배들과 경찰과의 싸움을 그리고 있는데, 그 해 5번째로 많은 관객, 680만 명이 선택4한 영화가 되었다. 영화 속 소수자 재현 1‘한국에 재외동포 자격으로 체류 중인 한국계 중국인’은 재중동포, 중국동포, 조선 족 등 다양한 단어로 지칭된다. 본고에서는 기자회견 당시 스스로를 지칭한 중국동포라 는 단어를 선택했고, 맥락과 필요에 따라 조선족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2‘중국동포들 "영화 '청년경찰' 상영 중단하고 제작진 사과하라"’, 연합뉴스, 강성철, 2017.08.28. 3 그 전에 있었던 <청년경찰> 개봉 이후의 논란을 다분히 의식했는지, <범죄도시> 의 개봉 당시 기자회견에서는 이 영화가 실제 2004년에 있었던 조선족 살인 미수 사건 을 극화한 것임을 강조했다. 4 『2017 한국영화산업결산』, 영화진흥위원회, 20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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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대한 문제 제기와 비판, ‘상영 중단 촉구’라는 논란에도 영화는 흥행에 성공 했다. 프랑수아 트뢰포의 말처럼, "어떤 영화가 성공을 거둔다면 그것은 우선 사 회학적 사건이 된다.5" 이 “사회학적 사건”을 어떻게 해석해야할 것인가? 예상컨대, 앞으로도 영화 속 (이주민을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재현의 문제와 그로 인한 갈등은 계속 될 것이다. 영화 속 재현이 옳고 그른지 단순히 따지는 문제를 넘어서, 그 재현 이 가지고 있는 정치성은 무엇인지, 그것이 다수의 관객에게 승인되는 까닭은 무 엇인지, 그리고 재현에서 배제된 현실에서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을 지를 모색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쓴다.

보편적 문화소비재로서의 영화와 그 정치성 오늘날 영화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보편적인 문화 소비재이다. 영화진흥위원 회가 매년 발표하는 『2017 한국영화산업결산』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영화 관객 수가 2억 1,987명에 달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평균적으로 한 사람 이 1년에 못해도 4편 가량의 영화를 보는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6 이는 2000년대 이래로 도시의 중심 상업가마다 경쟁적으로 세워진 멀티플렉스 들이 영화 관람에 대한 높은 접근성을 보장하기 때문이며, 동시에 높은 노동 시간 으로 충분한 여가를 누리지 못하는 한국인들에게 영화 관람은 적은 돈으로 늦은 시각에도 누릴 수 있는 최적의 여가 활동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수십만, 수백만, 많게는 천만에 이르는 관객들이 어두운 극장 안에 모여, 짧게는 한 시간 반에서 길게는 세 시간까지 하나의 스크린을 응시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동 일한 서사를 경험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어떤 의미에서건 정치적인 일이다. 영화관에서의 상영이 끝나도, 디지털 문화 상품으로서 영화는 케이블 방송, VOD, 인터넷 등 새로운 창구로 판매할 때마다 높은 수익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거대 자본이 지배하는 영화 시장에서, 상품으로서의 영화는 기획에서 유통까지 철저하게 관리된다. 높은 제작비를 회수하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기획 단계에서 대중의 선호와 취향은 면밀하게 고려된다. 영화 산업에서 자본의 기획과 대중의 욕망은 늘 긴장 관계에 놓여있는데, 기획 이 늘 계산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영화를 제작하고, 스 크린 독과점이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몰아주기 식으로 배급을 해도 실패하는 5『할리우드 장르의 구조』, 토마스 샤츠 지음, 한창호 허문영 옮김, 한나래, 1995, 25쪽. 6『2017 한국영화산업결산』, 영화진흥위원회, 2018..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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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 글에서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네 편의 영화 <국제시 장>(2014), <감기>(2013), <방가?방가!>(2010), <범죄도시>는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즉, 이 영화들이 제시한 서사에 다수의 관객들이 호응했다는 의미이 며, 동시에 영화에 대한 논란이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그 서사에 관객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했다는 의미이다. 영화는 서사 예술로서 현실의 특정한 면을 선택해서 재현하고, 현실의 다른 측 면을 배제하여 완결된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제공한다. 이 글에서는 우선, 네 편 의 영화에서 어떤 현실이 선택되고 배제되었는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통해 2010 년대 한국에서 다수의 대중들이 이주/민을 향해 품는 공통 심리를 분석하려 한 다. 나아가 영화에서 배제된 현실에서 이 글은 새로운 정치적 가능성을 모색하고 자 한다.

<국제시장> : 이주 = 사라진 정치적 시민권의 알리바이? 2014년 말 개봉한 <국제시장>은 <해운대>(2009)에 이어 윤제균 감독의 두 번 째 ‘천만 영화’7가 되었다. 6.25 전쟁 시기 흥남 철수 작전에서 아버지와 여동생 을 잃으며 시작하는 이 영화는, 주인공 덕수(황정민 역)가 가부장으로서 집안을 건사하기 위해 독일에 광부로 베트남에 파월근로자로 다녀온 후, 1983년 이산가 족찾기 생방송에서 어린 시절 헤어져서 미국에 입양된 여동생과 다시 상봉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국제시장>은 한 남자의 생애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조 망하는 영화로 주로 소개되지만, 동시에 한국인의 역사적 이주 경험에 대한 영화 로도 읽어낼 수 있다. 자본은 국경을 넘나들고, 노동력은 빠르게 상품화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정치적인 권리는 국가의 차원에 묶여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주노동이 가지는 주 요한 특질은, 송출국과 수입국 양쪽 사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정치적 시민권이 상실되는 데에 있다. 덕수는 늘 애국을 외치는 모범시민이지만, 그가 독일에서 일하는 동안은 결코 한국 사회의 정치에 자신의 의사를 반영시킬 수 없다. 그는 그저 외화를 벌어서 한국에 기여하는 경제 역군일 뿐이다. 반대로 독일 사회에서 역시 덕수는 값싸고 품질 좋은 노동력일 뿐, 한국이라는 국적을 근거로 자신의 삶에 대한 결정권을 독일 사회에서 행사할 수 없다. 영화는 ‘이주’의 경험을 가부장으로서 마땅히 감내해야하는 고통으로 묘사한 7‘천만 영화’란, 1,0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를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기사와 입말에 자주 쓰일 만큼 대중적인 용어이며 동시에 사회학적 분석의 대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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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파독광부들이 “지옥”에 가까운 갱도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동안 판자집은 신축 가옥으로 변하고, 가족들은 가난한 피난민에서 어엿한 중산층으로 거듭난 다. 그러나 가족을 위한 노동이 끝나면 그들은 고향을 그리며 기숙사 철제 침대 에서 조용히 눈물을 삼키거나, 다음의 노동을 위해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휴식 해야만 한다. 덕수가 베트남으로 향해야하는 까닭 역시, 집안의 유산인 고모의 가게를 인수하기 위해서이다. ‘이주’의 경험을 영화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강화 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사실 이 영화에서 아마 가장 문제적인 지점은, 베트남에 군수 산업의 노동자로 일하는 덕수의 모습을 그리는 장면이다. 덕수는 거리에서 베트남의 고아들에게 초콜렛을 나눠주며 어릴 적 경험했던 미군의 위치에 스스로 서게 된다. 전선이 밀리며 국군과 함께 철수하는 장면은, 정확하게 흥남 부두에서의 미군 철수와 거 울처럼 묘사된다. 보급품을 버리고 피난민을 배에 싣는 한국군을 묘사함으로서, 영화는 미국과 한국의 관계를, 한국과 베트남에 투사한다. 이는 국가 간의 위계 를 설정하고, 경제 발전의 단계를 단선적으로 묘사한다는 점에서 다분히 문제적 이다. 그렇기에 노년의 덕수가 부산 사람임을 항변하는 동남아 출신의 이주민을 불량 학생들에게서 구하는 장면을 마냥 선해할 수만은 없다. 이 장면은 “부자 나라에 서 일하는 가난한 나라 출신의 노동자”라는 경험을 공유하는 이주노동자 간의 차 별에 대항한 감정적인 연대로 해석될 수도 있으나, 이 영화 전반에는 경제 대국 으로서의 한국의 시혜적 태도가 깔려있다. 그렇기에 “부산에 살면 부산 사람, 한 국에 살면 한국 사람”이라는 이주민의 말에 덕수는 “커피를 마시건 숭늉을 마시 건 신경 쓰지 말라”는 말로만 답할 뿐이다.

<감기> : 기입되지 않은 자들에 대한 대중들의 공포 2013년 개봉한 재난 영화 <감기>는 홍콩의 밤거리를 어지러이 비추며 시작한 다. 홍콩영화 <중경삼림>의 유명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지만, 금성무와 임청하 대신 관객들은 캐리어를 든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바삐 뛰어가는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이들은 컨테이너에 실려 한국으로의 밀입국을 시도하는 동남아시아 출신 의 이주노동자들로, 브로커는 “돈이 필요하지 않냐”며 “이 짓은 다 가족들을 위 해 하는 거” 아니냐며 윽박지른다. 그 사이로 한 사내가 연신 기침을 해대는데, 그가 바로 영화 속에서 한국을 재난에 가까운 위험 상황에 빠뜨릴 이름 모를 질 병의 최초 보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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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의 시기에 노동을 주로 송출했던 한국은 “1980년대 말, 하위제국으로의 부상하며 다른 아시아인들을 한국의 다국적 자본을 위한 초국가적 노동력으로 변화”8시켰다. 이제 백만이 넘는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일 상의 공간 속에서도 손쉽게 그들을 마주칠 수 있다. 그렇기에 200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스크린에 이주민들이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그러나 2010년대 많은 한국의 대중상업영화에서 이주민들은 범죄적이거나 불 결한 존재로 이미지화된다. 2015년, 가장 흥행한 영화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 랑>으로, 13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 영화는, 1인 시위를 하던 운수 노동 자를 맷값을 주고 때린 재벌의 실화를 토대로, 정의로운 한 경찰이 도덕적 파탄 에 빠진 재벌 3세를 심판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영화의 중반 무렵 경찰의 수사망 이 옥죄어오자, 재벌의 하수인들이 경찰의 살인을 공모한다. 이 때 공모자들은 이 동네에 “배고프고 성실한데 겁 없는 애들이 많다”며 “배타고 오기 전에 지내 살던 데서부터 주민등록이고 뭐고 안 되는 애들이라” 깨끗하게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 영화는 주요 서사에서 이주/민과 큰 관계가 없는데도, 굳이 미등록 신분의 이주민들을 스크린에 호출해 ‘범죄를 저질러도 추적할 수 없는 존 재‘로 소비한다. 영화 <감기>에서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는 인상 깊은 장면 중의 하나는, 유일한 생존자로 살아남은 몽싸이라는 이름의 이주노동자가 도시로 숨어드는 장 면이다. 한국 쪽 브로커에게 쫓겨 휴게소에서 탈출한 몽싸이는, “살기 좋은 행정 도시 분당”이라는 홍보 전광판 뒤로 거대한 아파트 단지들이 빼곡히 늘어선 풍경 으로 도망친다. 어째서 전염병의 진원지가 생물 병기 실험이나, 관광객을 통한 전염, 가축의 대량 사육 등이 아니라 밀입국한 이주노동자여야 할까. 이는 정치 적 시민권을 상실한 존재들에 대한 이주민들에 대해, 한국의 중산층 정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공포가 반영된 결과는 아닐까.

<방가?방가!> : 소비자의 지위와 노동자의 권리 반면, 2010년 개봉한 영화 <방가?방가!>는 <감기>와 달리 호의적으로 국내 의 이주노동자들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골에서 온 실업자 청년 방태식 (김인권 분)이 부탄 출신의 이주노동자 방가로 위장 취업하는 이야기를 다룬 이 코미디 영화는 백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국제시장>이 한국인 의 송출국으로 겪은 이주노동에 대한 기억을 그린다면, <방가?!방가>는 수입 8『서비스 이코노미』, 이진경 지음 나병철 옮김, 소명출판 2015, 3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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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으로서 이주노동자들이 경험하는 한국 사회를 그려낸다고 볼 수 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는 가구 공장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이들이 생산하는 제품은 사무실과 가정에 주로 사용되는 고급 의자이다. 독일 함부르크 가구라는 다국적 기업의 의자 대량 주문에, 공장장은 박수를 치며 노동자들에게 휴일 근무를 명령한다. 공장장과 한국 노동자들은 가정이 있다는 이유로 잔업에 서 빠져나가고, 이주노동자들만이 공장에서 쉴 틈없이 잔업을 담당한다. 노동의 공간 안에서 국적과 신분을 기준으로 위계화가 되는 노동자들과 그들이 직면하 는 차별적인 국내의 노동 현실을 묘사하는 장면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안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얻고 싶어 하는 것은 한국 인의 국적이다. 그것이 있다면, 도망치지 않고 일하고 살아갈 수 있을뿐더러 차 별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베트남 여성 이주노동자인 장미는 한 국인과의 결혼을 통해 국적을 얻으려 하고, 나머지 남성 이주노동자들은 방가를 통해 위조된 주민등록증을 가지려 한다. ‘국적’ 없이 ‘이주민’으로서 그들에게 정치적 권리는 허용되지 않는다. 공장장의 부당한 처우와 차별에 맞선 이주노동자들의 단결은 공장 안에서의 코 믹한 임금 투쟁 정도로 묘사된다. 거리에서의 대규모 이주노동자들의 시위는 한 국인 방가에게 이끌려 노래방으로 향하게 되고, 그들은 방금의 분노를 뒤로 한 채 노래방에서의 소비에 열중한다. 정치적 시민권을 상실한 이주민들에게 남은 것은, 영세한 지역 사회의 자영업자들을 먹여 살리는 소비자로서의 지위뿐이다. 영화 말미에 그려지는 외국인 노래 자랑에서 한국의 대중가요를 부르는 이주노 동자들의 모습처럼, 많은 대중들이 바라는 것은 미끈한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이 다. 인종화된 형태로 노동의 위계가 설정된다. 선주민들이 기피하는 저임금 노 동을 이주노동자들이 담당하고, 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는 선에서 갈등이 통제된 다. 그들은 소비자로서 지역 사회에서 구매에 기여하지만, 시민으로서 정치적인 권리는 보장받지 못한다. 낯선 모국의 문화를 버리고 기꺼이 한국의 문화에 동화 되는 것이 한국 사회의 많은 곳에서 재현되는 ‘다문화 사회’의 바람직한 미래상 일 것이다. <방가? 방가!>는 그 미래상에 어깃장을 놓는다. 방가와 동료들이 느닷없이 부르는 알리의 인도 노래가 행사장을 메울 때 관중들은 당혹감에 휩싸인다. 그리 고 그들은 시상식에서 상을 받지 않고, “이미그레이션!”을 외치며 회장을 아수 라장으로 만들고는, 도망쳐 버린다. 사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역설적으로 통 제할 수 없는 갈등, 눈에 띄게 드러나는 타자의 출몰인지도 모른다. 정말로 대중 들이 공포스러워하는 것은, 그들에게 옮을지 모르는 이름 모를 질병이 아니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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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적 시민권의 요구이기 때문이다.

<범죄도시> : 누가 적인가? <청년경찰>을 만든 김주환 감독은 “냉전 시대 미국 영화에서 적군은 항상 러시 아였다. 우리나라도 <신세계>(2013) 이후에 조선족이 적으로 나오는데 편견이 라기보다는 영화적 장치로 봐주면 좋겠다”9라고 영화에 대한 상영 금지 촉구 논 란에 답을 했다. 그간 한국 영화에서는 중국동포를 “범죄영화의 장르적 외피를 10 ” 근거로 지속적으로 범죄적 이미지로 호출해왔다. 그러나 많은 통계적 자료가 보충하듯이 외국인의 범죄율은 내국인에 비해 낮을뿐더러 다른 외국인들에 비해 중국동포를 포함한 중국 국적의 사람들의 범죄율이 더 높은 것도 아니다.11 <범죄도시>는 2004년 중국동포가 밀집해 사는 가리봉동을 무대로, 하얼빈에 서 넘어온 장첸이 기존의 범죄 조직을 장악하고, 주인공인 형사 마석도가 그에 맞서 대항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영화에서 윤계상이 연기한 악당 장첸은, 도무지 그 의중을 알 수 없는 순수한 악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여기에서 되짚어 봐야하는 사실은, 장첸이 오기 전에도 가리봉동에는 ‘범죄 조직’들이 존재했다 는 점이고, 경찰인 마석도와 일종의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마피아에서 김두한의 우미관패까지 많은 사적 범죄 조직들은 정치적, 경제적 피식민지배계층이 밀집되어 사는 지역을 기반으로 자라났다. 그것은 그 지역의 정치적, 경제적 토대가 사적 범죄 조직에 더 적합한 토양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 들은 공적인 정치가 부재한 공간에서 피식민지배계층의 상실된 정치적 시민권을 전유하여 국가 대신 규율과 법도를 만들고, 세금 대신에 금품을 갈취해간다. 역 사적으로 마피아가 그랬듯이, <범죄도시>에 그려지는 것처럼 경찰(국가)은 통제 가능한 선에서 사적 범죄 조직들을 치안 유지의 도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강윤성 감독은 개봉 기자회견에서, <청년경찰>에 대한 상영 중단 촉구 논란을 의식했는지, <범죄도시>는 선한 중국동포들이 형사를 도와 악당들을 잡는데 힘 쓴다는 이야기임을 강조하여 말했다.12 그러나 진짜 악당은 장첸이 아니라 사적 9“중국 동포 혐오증은 흥행 보증수표?” 시사인, 이오성, 2017.09.28. 10『동시대 한국 범죄영화에 재현된 연변/조선족의 로컬리티』, 이명자, 영상예술연구 vol. 24. 2012. 11쪽. 11“[디지털스토리] 한국내 중국인 범죄율 실제로 높은 걸까”, 연합뉴스, 신아현, 김 유정, 2017.09.14 12“정면돌파 택한 '범죄도시', 조선족 비하 논란 종식될까”, CBS노컷뉴스, 유원정, 201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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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조직이 자라날 수 있는 토양, 이주민들의 정치적 시민권 부재 그 자체이다. 이주민들이 이 사회에서 충분한 자치권과 정주권, 노동의 권리 등 정치적 시민권 을 행사한다면 사적 범죄 조직 역시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닫으며 : 진짜 ‘조직’적 갈등을 위하여 정치철학자 샹탈 무페는 “적대를 해소할 수 있다거나 합의 가능한 어떤 것으로 상상하는 것은 정치의 근본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되며, 늘 나타나는 다양한 적 대 현상 앞에서 당황하고 무력할 수밖에 없다”13고 말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 은 이주민을 타자로 설정하고 그 대한 ‘환대’라는 윤리적 규범을 강조하는 게 아 니라, 더 많은 갈등이 ‘조직’된 형태로 벌어지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이주민들에게 차별적인 형태로 구조화되어 있다. 영화 속 재현의 문제는 현실의 문제이기도 하다. 단기적으로 개인의 차원에서는, 이 글 처럼 영화에서 과잉 재현되고 있는 현실이 무엇인지 살피고, 재현되지 않은 현 실이 무엇인지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요구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문제적 인 재현이 존재하는 영화에 비판을 제기하고 필요하다면 기자회견 및 보이콧, 사 과 촉구 등 현실 세계에서 정치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요구된다. 논란이 있어야 제작자들은 재현에 신경을 쓸 것이고, 관객들 역시 재현된 현실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다시 영화 <국제시장>으로 돌아가 영화가 묘사하지 않은 중요한 하나의 현실을 언급하며 글을 마치려 한다. 파독 광부 덕수와 파독 간호사 영자(덕수의 아내)와 달리 독일에 파견된 한국인 중 20%는 현재 독일에 체류하고 있고, 40%는 다른 외국에, 40%만이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한다.14 당시의 독일 정부 역시 이 주노동자의 노동권 보호와 정주권 보장에 소극적이었으나 파독 간호사들의 적극 적인 권리 요구와 독일 시민들의 연대로 그들은 독일 사회에서 정주민으로 살아 갈 권리를 획득할 수 있었다. 영화 속 재현의 문제에 맞서는 가장 효과적이고 장 기적인 방안은 당연히 한국 사회에서의 차별을 시정해나가는 노력이다. 이주민 들이 ‘이주’를 이유로 정치적 시민권을 빼앗기지 않고 발휘할 수 있도록 이 사회 를 바꾸어야 한다.

13『정치적인 것의 귀환』, 샹탈 무페 지음 이보경 옮김, 후마니타스, 2007, 326쪽. 14『파독 간호사, 광부의 독일정착과 삼각이민 연구』, 박재영, 다문화콘텐츠연구 15. 2013. 352쪽. 50 2017 남양주시민과 함께하는 다문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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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인종차별 실태 모니터링 결과 이경숙(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팀장)



남양주 시민과 함께하는 다문화 포럼

경기도 인종차별 실태 모니터링 결과

이경숙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팀장)

1. 목적과 필요성 •한국의 인종차별에 대한 국제 사회의 권고 “유엔특별보고관의 방문 조사 결과…. 한국 사회에 관계 당국이 관심을 둬야 할 정도로 심각한 인종차별이 존재한다. 미디어의 인종주의, 외국인 혐오 단체의 활동 등이 우려할 만한 사례들이다.” (연합뉴스 2014-10-06) “한국 사회에 비시민을 향한 인종주의적 혐오 발언이 대중매체와 인터넷에서 더 욱 확산하고 노골적이 되어가고 있음에 주목한다. 한국 정부가 인종 우월주의적 사상을 유포하거나 외국인에 대하여 인종적 혐오를 선동하는 개인이나 단체를 적발, 적절하게 처벌할 것을 권고한다.”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 2012) •한국 사회 반다문화 및 외국인 혐오주의의 집단화 •차별의 일상화와 그에 대한 당사자들의 문제 제기 2015 경기도외국인주민사회통합 실태 조사의 경우 ‘인종/피부색’이라는 차별 요인이 가장 큰 설명력을 갖는 것으로 분석됨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2015) •인종차별 관련 실태조사 전무 관련법제의 부재로 한국의 인종차별 기소 건은 0건 •일상공간을 대상으로 당사자가 참여한 최초의 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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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모니터링 방법 •전문가 조사, 모니터링에 대한 가이드라인 청취 ① 한국의 인종차별 현황 - 관련 법제 부재 속 외국인 혐오 단계에서 인종주의적 차별 단계 이행기 ② 한국에서의 인종차별 이유 - IS 테러 등 국제적 요소 - 장기/정주 외국인 증가 - 개인적 반감의 조직화 ③ 인종주의 조작적 정의 - 인종화(racialization) 및 인종과 다른 사회적 차별범주와의 결합 - 「인종차별철폐협약」 제4조 준거 (인종적 우월성, 증오감, 비하 등) ④ 모니터링 요원 훈련 - 요원들의 ‘피해자화’ 효과 최소화 - 조사 과정을 통해 요원들의 자력화 - 정기적 간담회 등 •인종차별 재개념화 및 범주화 재개념화 : 인종, 피부색, 출신국, 출신민족, 종족을 이유로 한 ‘구별, 배척, 제 한, 또는 우선시’ 하는 개인의 말이나 행동, 법이나 제도, 인터넷, 텔레비전, 라 디오 등의 미디어 게시물 범주화 : 법제, 공공부분, 생활세계, 미디어 4개 영역 <생활세계 중심> •인종차별 모니터링 조사지 개발 범주 1. 피부색 등 외모 차별 2. 출신 국가 차별 3. 외국인 신분 차별 4. 종교 등 타문화 차별

항목 ① 백인 우월주의 조장 ② 외모, 유색인 비하 및 희화화 ③ 선진국 우월주의 조장 ④ 지역 및 출신국에 대한 비하 및 희화화 ⑤ 외국인을 열등하게 표현 ⑥ 외국인을 무시, 비하, 혐오 조장 ⑦ 이슬람, 무슬림에 대한 비하나 혐오 조장 ⑧ 타국의 전통에 대한 비하나 희화화

-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인종차별 사건을 제시된 양식에 기록하여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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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모니터링 요원 선발 - 출신국가: 7개국(베트남4,페루1,몽골2,일본2,중국3,라이베리아1,우간다1) - 거주 지역: 6개 시 (부천6, 군포1, 구리1, 남양주2, 안산3, 시흥1) - 체류 자격: 결혼이민5, 난민1, 유학생1, 귀화4, 미등록3 등 - 성별 : 남2, 여12 •오리엔테이션을 통한 ‘의식'화 - 인종차별의 개념에 대한 오리엔테이션 후 차별 경험에 대한 인지도가 확연히 달라짐. 모니터링 참여의 중요성과 긍지를 갖게 됨 •모니터링 요원과 정례적 미팅(4월~9월, 19회) - 모니터링 방법 자문, 요원들의 ‘피해자‘ 효과 최소화, 모니터링 과정을 통한 자력화 및 역량 강화의 기회 제공, 모니터링 내용에 대한 추가 정보 수집 •현장 단위와의 긴밀한 공조 - 모니터링 요원과 본 센터 사이의 중간매개자로서 모니터링 방법 및 사업 운영 관련 의견 제안, 행정적 도움 제공: 요원 추천, 모니터지 수합, 사후 사업평가 참여 등 •모니터링 조사지 수합 (총 191부, 유효 사례 185부) - 주로 전자우편 활용, 한국어가 서툰 경우 영어로 작성

3. 모니터링 결과 •차별 범주별 사례 (총 18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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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장소별 사례 (중복 사례 포함, 총 190건) 34

31 27

26 18

20

18

5

사적 공간 (가정등 ) (9.5%)

교육 시설

8 3

대중교통

(학교, 학 원 (버스, 택 시, 등)

지하철등 )

(17.9% )

(9.5%)

상업시설

제도

근린

미디어

병원

(옷가게,

(주민센터,

(13.7% )

(2.6%)

(4.2%)

식당 등)

법무부 등)

(14.2%)

(10.5%)

종교 및 엔지오 (1.6%)

직장 (16.3%)

•차별 행태별 사례 (총 185건) 53

32 24

22

17

3 고정관념과 무시, 비하, 편견 (17.3%)

모욕, 혐오 (28.6%)

기회와 처우에서의

폭행

불평등

(1.6%)

(13.0% )

15 8

따돌림과 분리 (11.9% )

거부

기본권

성희롱

(9.2%)

(4.3%)

(1.6%)

4. 차별 사례 •사적 공간 + 따돌림 + 외국인 친구(베트남 여자)가 한국 사람하고 결혼한 지 6년 되었다. 남편은 장남이고 아들도 태어났다. 친구는 한국말을 잘한다. 시동생도 한국 사람하고 결혼했다. 추석, 설날 때 제사 지내고 맛있는 거 먹은 후에 가족 회의한다. 가족회의에 동서도 함께하는데 친구만 멀리 떨어져 앉는다. 가족끼리 얘기할 때 다른 가족들이 멀리 떨어져 앉으라고 한다. 남편 옆에 앉아도 남편도 멀리 가서 앉으라고 한다. (즈엉, 여,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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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3 폭언과 협박 (8.1%)

무고 (4.3%)


•교육시설 + 고정관념 + 출신국 다문화 인권 수업을 하러 간 어느 초등학교 담임 교사가 이주민 강사에게 한 말. “저 아이는 엄마가 베트남인데 베트남 말을 하나도 못하고요. 얘는 필리핀인데 얘도 필리핀 말을 전혀 못해요.” (쿠미코, 여, 일본)

•교육시설 + 거부 + 피부색 등 외모 결혼이주여성(필리핀 출신 )이 지역에서 부모들이 선호하는 유치원에 아이 를 보내고 싶다고 어법에 맞지 않는 한국어로 말하자 원장은 혼혈인을 받게 되면 많은 한국인 엄마들이 아이들을 다른 유치원으로 옮겨버릴 거라 아이를 받아줄 수 없다며 미안하다고 말했다. 아내의 이야기를 믿지 못하고 직접 직접 유치원을 찾아간. 남편은 자신의 아 이를 받아줄 수 없다는 원장의 말에 충격을 받았고, 심지어 원장은 남편에게 당신은 한국의 수준을 낮추는 사람이라고 비하했다. (크리스티나, 여, 라이베리아)

•대중교통 + 모욕 + 외모 한국 남자랑 결혼한 베트남 여성이 남편과 함께 택시를 탔다. 택시 기사 아저씨가 백미러로 힐끗 보고는 “국산이에요? 외국산이에요?” 했다. 베트남 여성과 남편은 일부러 못 들은 척했지만, 택시 기사 아저씨가 또 똑같 이 물어봐서 남편이 사람이 물건이냐고, 왜 그렇게 물어보냐고 말했다. 택시 기사 아저씨는 사과하지 않고, 외국 사람처럼 보여서 물어본 거라고만 했다.” (즈엉, 여, 베트남)

•근린 + 고정관념/편견 + 외국인 부천시청 다문화 축제가 열린 날에 시청 앞을 걸어가고 있던 5명 가족의 대화. 저학년 남아: 아빠, 저기서 뭐 하는데요? 아버지: 다문화 가정들이 축제를 하는 거야. 그래서 우린 가면 안 된단다. 지나가던 몽골 이주 여성: 아무나 가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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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래요?우리도 가도 되는 거예요? (노밍게르, 여, 몽골)

•근린 + 무고 + 출신국 R(방글라데시) 씨는 수원에 사는 학생으로 한국에 온 이후로 같은 아파트에 서 약 6개월 정도 살았다. 어느 날 같은 아파트의 이웃 하수구가 막히는 일이 있었는데 집주인은 하수구가 막힌 원인으로 그를 지목했다. 그에 따르면 그는 그 아파트에서 사는 유일한 외국인이며 그가 가난한 나라 출신이라는 것이 문제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집주인은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더럽다고 말했다. (제임스, 남, 우간다)

•미디어 + 기본권 + 외국인 외국인이 한국 사람을 살해하고 잡혔다며 얼굴이 공개되어 뉴스에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 살해한 살인자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이해되지만, 대부분의 한국인 살해용의자는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한국 범죄자들의 얼굴이 공개되지 않는 이유는 범죄자들의 인권과 그 가족들의 안전을 위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왜 외국인 범죄자들은 외국인이란 이유만으로 얼굴이 바로 공개되는지 안타깝다. (현지영, 여, 베트남)

•병원 + 고정관념 + 출신국 진 모 씨(여; 40대, 몽골 출신)가 딸과 소아청소년과 방문 시 모국에 계신 부모와 통화 중이었는데 대기 중이던 중년 여자가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그럴 거면 니네 나라 가서 떠들어, 재수 없게. 이 병원 안 되겠네, 물 흐려놔서…” 그러면서 본인 애한테 저런 애들이랑은 어울리면 안 된다고…. 한국에서 자란 진 모 씨 딸은 울음을 터뜨렸다. (오은희, 여,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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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시설 + 처우 + 출신국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국 전통과자, 기념품을 판매하는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관광버스가 도착하면 바로 일본인인지 그 외에 동양인인지를 확인하 고 시식을 준비한다. 시식 과자 속 호두 등의 재료나 종류가 적은 것은 베트 남, 필리핀 등의 동양인에게 주고 재료와 종류가 많은 것은 일본인에게 주도 록 지시받고 일해야 했다. 외국에서 오는 손님을 일본인은 일본인이라고 말하고, 그 외 나라는 그저 동 양인이라고 말하는 부분도 불편했다. (스가와, 여, 일본)

•제도 + 모욕 + 외국인 15년째 한국에 거주하는 태국 출신의 결혼이주여성이 남편하고 같이 이중국적 취득 인터뷰를 받던 중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음 심사자: 이중국적을 왜 취득하려고 하세요? 결혼이주여성: 아이들 교육 문제 때문에요. 엄마가 한국 국적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 심사자: 한국 국적 따면 도망가려고요? 결혼이주여성: 예???!!!! (쿠미코, 여, 일본)

•직장 + 처우 + 외국인 신분 A 화장품 본사에서 자사(自社)의 방문 판매 사원을 대상으로 해외여행 프로 모션에 갈 사람을 모집했다. 본사에서 제시한 실적 등 조건이 통과한 같은 시기에 입사한 귀화 여성(40대)과 이주여성(중국/30대)이 신청했으나 이주여성만 한국 국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해 갈 수 없었다. (김지연, 여, 중국)

•직장 + 성희롱 + 외모 “남편은 좋겠다. 눈도 호강하고…” 성적인 수치심을 느낄 말을 하곤 했다. 담 당 반장은 대놓고 만진 적도 있다. 한국말도 못하고 어렵게 찾은 직장이라 그 만두지도 못하는데, 술자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힘든 부서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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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도 안되고 여러모로 힘든데 설상가상으로, 남들 시선 때문에 남편과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떠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게 더 속상하고 너무 힘이 들었다. (오은희, 여, 중국)

•직장 + 폭언과 협박 + 외국인 미등록외국인 남자 세 명이 한 공장에서 일하는데 몇 달 동안 월급이 밀린 상태였다. 한국말도 잘 못하니 어쩔 수 없이 몇 달을 참다가 월급을 달라고 했다. “지금 돈 없어. 너희들이 자꾸 이러면 경찰한테 신고해 버린다! 너희들 다 불법체류자니까 조용히 일하기나 해!” 경찰에 신고한다는 말에 꼼짝없이 월급을 기다리며 일했다. 좁은 방에서 4명이 지내면서 가스도 떨어져 며칠 동안은 생라면만 먹고 지냈다고 한다. (장서윤, 여, 베트남)

5. 시사점 •전방위적인 차별 공간 직장은 물론이고 상점, 학교, 공공시설, 대중교통, 근린, 종교 및 엔지오, 사적 공간 등일상을 구성하는 전방위적인 공간에서 인종주의적인 차별이 관측됨 •한국인 차별 유형과 중첩되는 인종차별 요소들 외모, 경제력, 학력, 계층과 직업, 성 등 인종차별의 요인들은 국민 내부의 차별 요소들과 상당 부분 중첩됨 •차별 행태(요소)의 중첩 한 가지 요소에서 촉발된 차별은 다른 요소/행태들로 중첩, 확산하는 양상을 보 임 : 처우의 불평등과 모욕, 고정관념과 편견 및 그에 근거한 모욕, 성차별과 계 층 차별 •생각보다 심각한 제도적 인종주의 교육 시설 및 공공 부문에서의 노골적인 분리주의, 거부, 고정관념과 편견에 근 거한 처우 및 기회에서의 불평등, 불공정한 법 집행, 무고 등이 뜻밖에 빈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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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주체의 다원화 아이들 사이,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출신국과 특정 종교, 문화를 둘러싼 차별이 관측됨 •차별을 바로잡거나 저항할 법제나 시설의 부재 심각한 인종주의(거부, 모욕, 불공정한 처우, 신체적 폭행, 성희롱 등)가 이루 어졌으나 대부분은 그냥 감내하거나, 그 자리를 벗어나는 것으로 대응함

6. 제언 •관련 법제의 마련 인종차별은 개인과 구조, 생활세계와 제도 영역을 포괄하는 문제. 관련 입법과 법률 제정모색은 매우 중요한 과제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인종차별을 범죄화할 것과 형법을 개정 해 인종주의 관련 항목을 추가할 것을 권고함 •유엔 개인진정 제도의 활용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2015년 원어민 교사에게만 HIV 검진을 의무화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조치는 “인종, 피부색, 국적 등을 이유로 차별 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권리에 위배된다"며 “원어민 영어 교사인 진정인이 겪은 고통에 대해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고 권고함 •정규적인 실태 파악의 필요성 인종차별 예방과 권리 구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선결과제는 정규적이고 적확한 실태 파악 유럽의 경우, 인종차별 실태 파악이 정부 차원이 아닌 시민 사회 차원에서 이루 어지고 있음(최영미 2016).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정기적인 인종차별 실태 조사 결과의 공유, 개선방안의 공론화가 필요함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한 교육과 홍보 인종주의 반대 교육의 적극적 시행,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공론장의 적극적 활용, 법 체재 내 차별예방과 권리 구제 수단에 대한 적극적 홍보 등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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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 역할 한국이 비준한 국제인권협약의 내용을 지자체 차원의 조례에 포함시키거나, 그 에 준거해 시행 지침을 제정 및 개정 공적 기관 안에서 이루어지는 인종차별에 대한 행정감독, 행정지도의 강화, 위 반 사항에 대한 처벌과 모범 기관 혹은 개인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등의 방안 유럽의 경우와 같이 인종차별 실태 조사 및 반인종주의 교육 진행. 이를 위한 중 앙정부와 지방정부, 정부와 민간관의 협력이 필수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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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랐던 차별이야기’ 유시진(KACE남양주 사무국장)



‘나도 몰랐던 차별이야기’

유시진 (KACE남양주 사무국장)

•내 동서는 28세, 내 딸은 27세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하던 1살 아래 시동생이 40을 훨씬 넘기고 선택 한 길이 국제결혼이었다. 소개 받았을 때 1살, 결혼식을 할 때 1살, 서류를 만들 때 1 살, 점 점 나이가 줄어들더니 진짜 나이는 나의 큰딸보다 1살 위였다. 워낙 나와 사이가 좋았던 시동생이라 결정을 존중하였고, ‘형수...딸처럼 생 각 해 줘요’라는 부탁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였다.

•형님~ 나도 공부하고 싶어요. 나는 둘째 며느리로 5남매 중 유일하게 고향 언저리에 살지 않고 있다. 홀로 계 신 어머님은 80이 넘으셨지만 정정하시고 5남매 모두 유명 국립대 출신으로 각 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살고 있다. 기러기 아빠를 청산한 아주버님과 형님 은 아직 외국에 있는 아들 때문인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시동생 집에서 차 례와 제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나도 경상도에서 전라도로 시집을 가서 아주 딴판인 문화의 충돌로 30년 가까 이 지내고 있지만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 시킬 정도의 힘이 주어지지 않았다. 나 역시 아니라는 것은 알면서도 맏며느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내가 말을 꺼내는 것 조차 금기시 되고 있다. 동서가 온 지 3년 정도 되었을 때 ‘ 남편이 돈을 주지 않는다, 공부가 하고 싶 다 ’ 라는 말을 나에게 한 적이 있었다. 어눌하고 늘지 않는 한국어 탓에 연년생 조카들의 앞날을 걱정하며 차라리 베트남어를 사용하라고 한 적도 있었다. 공부 를 하고 싶으면 아이들 어린이집 갈 때까지는 돌보면 내가 보내 주겠노라고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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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대학 갈 돈이 없다고 해서 한국방송통신대의 온라인 수업과 다문화 대상 장 학제도도 알려 주었는데 너무 체계적이고 정확한 대답이 오히려 우리 사이를 멀 어지게 하였다. 지나서 생각하니 동서는 나에게 자신의 답답함에 대한 무조건적인 위로와 지지 를 받고 싶었던 것이었다. 대추는 저장도 되는데... 동서의 집은 전원주택이라 유실수가 많다. 마당에는 아이들을 돌봐주러 온 사 돈 어르신의 이름 모를 야채들도 있고 방울 토마토와 대추, 매실나무도 있다. 추 석 즈음에는 대추나무는 더없이 탐스럽게 열매를 맺고 있다. 우리나라 차례에 꼭 필요한 대추는 나무에서 따서 사용하는데 동서는 대추를 따서 그 자리에서 씻지 않고 먹는다. 지천으로 열리는 대추를 보며 어머니와 나는 설날에도 쓸 대추를 준비하고 싶어 하지만 동서는 관심이 없었다. 볕 좋은 날 잘 말려 저장하자고 하 면 가을 볕이 왜 좋은지 (본인은 겨울이 다가오니 추위를 느낌), 우리와 기후가 다른 베트남에서 와서 저장 식품의 의미를 모른다. 모름을 우리는 준비성과 절약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동서의 아이들은 나의 금쪽 같은 조카 동서는 연년생으로 아들과 딸을 낳았다. 시동생과 똑 닮은 아이가 나를 볼 때 마다 볼을 비비며 자고가라고 하고 ‘큰엄마~ 큰엄마~’하며 따라 다니니 눈에 넣 어도 안 아플 것 같았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이 갈등을 만들었다. 형님네나 우리네는 이제 손자를 볼 나이들이 되어 어린 조카들이 더더욱 예쁘 다. 동서는 이런 우리들을 보면 전적으로 아이들을 우리에게 맡기고 명절에 힘든 집안 일들은 장성한 조카들에게 시키기도 한다. 조카들에게는 숙모의 위치를, 나이 많은 손아래 시누이들에도 새언니의 위치를 갖추면서 가족의 일원이 되고 싶었던 것이었다. 어느 날은 관심을 받고픈 20세의 아이의 행동을, 어느 날은 조 카들에게 모든 일은 넘기는 숙모의 역할을, 어느 날은 20살 많은 손아래 시누이 에게도 반말을 하며 새언니 역할로 정확성과 예의를 중시하는 나를 혼란스럽게 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동서의 이런 행동보다는 한국말에 능숙하고 무엇이든지 스폰지 처럼 받아들이는 조카들의 미래만 생각하며, 어눌한 한국어는 쓰지 말고, 베트 남어로 이중언어 능력자를 만들어 보자, 동화책을 꼭 읽어줘라, 등의 수많은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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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만 하였다.

•동서는 내 딸 보다 진짜 1살 많아 대학원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는 큰딸을 보면 한국음식을 잘 만들 줄 모른다. 결혼을 하면 시부모를 모시고 살지에 대하여도 깊게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고 추장과 된장은 나도 못 만든다. 김장도 아직 시어머님의 몫이다. 나는 동서가 23살 나이로 23년의 베트남의 문화를 가지고 우리나라에 왔는데 베트남의 모든 것을 알 것 이라는 착각을 하였다. 과연 우리의 23세의 청년들은 얼마나 우리나라의 음식과 전통과 문화를 알고 있을까? 우리의 문화와 언어를 타인에게 알려 줄 것을 요청한다면 과연 완벽하게 하는 이는 얼마나 될까? 그런데 우리의 결혼이주 여성들을 위한 교육의 대부분의 내용은 우리도 기피하 는 고추장과 된장을 만들든지, 시부모를 공경하고 모시고 사는 것이 우리 문화라 알려주며 평생교육은 네일아트가 주를 이룬다. 알려 준 네일아트를 집에서 하면 사치스럽고 주부의 모습이 아니라고 한다. 나 역시 ‘동서’라는, 나와의 평등한 며느리 위치만 생각하고 베트남의 요리를 잘 할 것이라는 생각, 베트남의 문화를 알려 줄 것 이라는 생각과 아이들이 쑥 쑥 자라듯이 한국 문화도 빨리 습득하리라 착각하였다. 딸의 나이를 보며 동서 역시 자신의 나라의 문화도 완벽하게 습득하지 않은 나 이에 우리의 문화까지 받아 들여야 하는 혼란이 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조건적인 이해와 배려보다는 함께 알아가기 2016년 경기도 인종차별실태 자료를 보면 차별 장소에 따라 사례현황에 의하 면 종교와 NGO에서의 차별이 최하위를 차지하고, 사적인 공간이 6위(10개 중), 교육시설이 1위임을 알 수 있다. 나 또한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면서 스스로를 편 견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막상 베트남 동서를 맞으면서 나 또한 이기적인 사 람이 되기도 하였다. 결혼이주여성들과 외국인 근로자들과 긍정적인 유대 관계 를 유지 하면서 동서와 조카의 관계를 맺게 되자 조카들의 미래를 걱정한다는 이 유만으로 동서에게 이기적인 요구들을 하게 되었다. 동서의 수준이 나와 나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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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의 수준을 낮추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마음 밑바닥에 깔렸는지도 모른다. 동서는 성격이 낙천적이라 일을 빨리 처리하지는 않는다. 또한 우리들의 조언도 귀 담아 듣지도 않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아직은 모성애 보다는 자기 애가 강하다. 우리는 가족이 된지는 5년이 넘었고 앞으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무조건 적인 배려와 이해, 도움보다는 함께 서 로를 알아갔으면 한다. ‘서로 알아가기’를 하려면 지금보다 더 힘들다는 것도 안다. 자신의 이야기만 쏟아 내기 보다는 상대의 이야기도 들어주었으면 한다.‘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나의 요즘 가장 큰 고민은 4살 조카아이가 자신의 피부가 친구들보다 까맣다고 고민하고, 5살 조카는 엄마가 자기의 말을 이해 못하니 엄마보다는 다른 식구들 에게 의지하며, 동서의 말수는 줄어들고 아이에게 짜증이 늘고 있는 것이다. 우 리와의 소통이 원활하기 않으니 (자신의 힘든 부분만 호소, 가족의 공동 문제 해 결 회피로 인해 다른 가족들의 지침) 베트남 커뮤니티에 많은 의존을 하여 각자 다른 가정의 형태를 하나로 보며 문제 발생 시 동일 문제 해결 방법을 모색함에 있다. 이번 추석에도 나는 동서와 부딪쳤다. 형님네의 외국 여행으로 본의 아니게 내 가 차례를 모시는 주가 되었는데, 연휴를 맞게 되면 미리 해 놓아야 하는 사무국 의 일로 꼬박 일처리를 하고 새벽에 내려가 어머님 모시고, 장을 보고, 동서집으 로 가니 장 본 물건을 보고 뭐는 샀느냐? 이거는 이렇게 해야 한다. 그건 아니다 라는 등 마치 시어머니와 형님을 빙의한듯한 행동을 하였다. 어머님과 형님이 나 에게는 어른들이라 동서 앞에서 깍듯이 한 행동들이 동서마저 나를 우습게 보게 했구나하는 마음에 동서를 나무랐다. 명절이 끝나도 씩씩대다가 아무렇지도 않 게 잘 지내며 가족들과 놀러 간 사진을 페북에 올리는 동서를 보며 하나의 사건 을 보는 시각이 서로 크게 다름을 느꼈다. 나는 한번씩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가고자 함에 어디까지 동서에게 알려주 며 알아가도록 해야 하는건지 판단하기가 힘들다. 동서의 입장에서 생각만 하자 니 조카들을 좀 더 좋은 환경에 두고 싶고, 조카들만 생각하면 자꾸 동서에게 잔 소리가 늘어남은 나도 이기적인 인간이기 때문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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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보고 느낀 인종차별에 대해서 할 말 있습니다. 섹알마문(이주노조 수석부위원장)



18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보고 느낀 인종차별에 대해서 할 말 있습니다.

섹알마문 (이주노조 수석부위원장)

저는 현재 이주노조에서 수석부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섹알마문입니다. 오늘 이렇게 좋은 자리에 저를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방글라데시에서 태어 나서 한국 사람으로 귀화했지만 여전히 제 피부색이나 외모 때문에 인종차별을 당하는 경우가 여전히 있습니다. 저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 러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혹시 이 자리에 오신 분 들 중에서 제 영화를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오늘 제 이야기에 좀더 공감하실수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살아오면서 겪은 차별에 대한 이야기와 이주노동 자를 상담하면서 문제가 되었던 부분들 중심으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98년에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바로 마석가구공단에 와서 가구공장에서 계속 일을 했습니다. 2001년까지 일을 하다가 퇴직금을 받으려고 하니 미등록이 라서 퇴직금을 못 받았습니다. 사장에게 퇴직금을 달라고 하니 사장은 넌 미등록 이니까 퇴직금이 없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공장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2010년 도부터 공장장 일을 했습니다. 그때도 상대방과 전화 통화를 할때는 공장장님 하 면서 존댓말을 하다가도 공장에 와서 직접 제 얼굴을 보면 바로 반말을 하는 한 국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옛날이야기이지만 지금도 우리사회에서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인종차별의 한 사례입니다. 지난달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친구가 저를 만나러 차를 몰고 우리 집 앞으로 왔습니다. 유료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친구와 함께 이 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주차장 아저씨가 오자마자 반말부터 시작하더 니 거지들아, 차를 빼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유료주차장이니까 돈을 내고 주차 할 테니 왜 반말부터 하냐고 따졌습니다. 주차장 아저씨는 돈이 필요없다고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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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꺼지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우리가 경찰을 불렀고 인종차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경찰 말로는 이런 사례를 가지고 처벌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 을 했습니다. 지금은 가구공장에서 일을 하지 않고 이주노동자노동조합에서 수석부위원장으 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 노동조합에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상담 받으러 오고 그 상담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사장에서 맞는 이주노동자 동지들이 경찰서에 가도 말이 안 통해서 고소조차 제대로 접수가 안 되는 사례들이 많습니다. 경찰서에서도 말이 안통하니까 조사 하는 것도 제대로 안되는것인지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동지들과 고용센터를 같이 가면 고용센터에서도 똑같은 차별들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노 동자들이 번호표를 뽑아서 기다리고 있을 때 고용센터 직원들이 사업주를 먼저 불러서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어떤 이주노동자의 문제에 대해서 재 빠르게 해결을 해줘야 하는데 하루 이틀 길어지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결국 이주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경우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의정부에서 일하는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 애시가 경기도 어느 공장 에서 임금체불이 있어서 노동부에 체불임금확인원을 받고 고용센터에 제출을 했 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일주일 안에 사업장 변경으로 직권으로 처리해줘야하는데 거의 한달 반이 걸린 적도 있었습니다. 처리과정에서 반말도 계속 하는 등 문제 가 많았습니다. 제가 지난 18년 동안 한국에서 살면서 위와 같은 차별적인 모습들을 계속 보고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사회가 그 동안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많이 발전했다 고 느끼지만 여전히 제가 처음 왔을 때나 지금이나 이주노동자를 바라보는 시선 은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가 여기 오신 분들과 함께 인종 차별을 반대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소중한 첫걸음이 되기 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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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베트남댁으로 살아가기 섬티트(남양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국어보조강사)



한국에서 베트남댁으로 살아가기

섬티트 (남양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국어보조강사)

대한민국은 제가 처음 시집온 14년 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 우리 집주변에 높은 건물, 큰 마트, 다양한 놀이시설 그리고 인구도 많이 늘었 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아이들 3명이 생겼고, 그 아이 들이 모두 학교에 다니고, 저는 한국말도 잘하게 되었습니다. 다문화가족지원세 터에서 한국어보조강사와 초기 결혼이민자를 돕는 멘토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처음 제가 한국에 왔을 때 보다 결혼이민자를 위한 지원도 많이 늘었습니다. 한국어교실 뿐만 아니라 한국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프로 그램들이 생겨서 부러울 때도 있습니다. 한국이 많이 발전하고, 또 이민자에 대한 사회복지서비스도 많아졌지만 이민 자를 보는 한국 사람들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결혼이민자 에 대한 시각은 입으로 담기 어려울 정도로 좋지 않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본 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친정이 가난해서 팔려왔다.’ 혹은 ‘집에 있는 재산을 탐내서 가지고 도망을 갈 수 있다.’ ‘게으르다.’ ‘어려서 아무것도 모른다.’ 등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직접 겪기도 하고 주변 친구들이 어 려운 처지에 있는 것을 목격한 적도 있습니다. 속상할 때가 많았습니다.

1. 한국사람들이 결혼이민자에게 가진 편견들 1) 멘토링 활동을 하기위해 멘티하고 경동시장에 갔는데 버스기사님께서 질문 을 쏟아냈습니다.(멘토링 활동은: 입국초기 결혼이민여성들의 한국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시장, 관공서, 병원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보제공 및 직접 이용하는 법을 소개하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프로그램입니다.) 기사님: 아가씨들 나이가 몇 살이야? 섬티트: 저희는 아가씨가 아닙니다. (저희는 결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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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님: 그럼 남편이 몇 살이야? 뭐하는 사람이야? 베트남에서도 살기 좋은데 한국에 왜 왔어?..... 섬티트: 기사님 어디를 가든 내 마음입니다. 이런 사적인 이야기를 버스 승객 들 모두에게 물어보십니까? 기사님은 내가 나이가 몇 살인지, 남편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나에게 물어볼 권리가 없습니다. 초면에 반말은 심한 것이 아닙니 까?(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얼굴만 붉힌 채 버스 뒷자리로 도망치듯 왔습니다.) * 이런 생각은 결혼이주여성은 나이 많은 남자들한테 시집을 오거나 남편들은 능력이 없고 경제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 때문입니다. 2) 아이들과 마트에 갔었습니다. 판촉 활동을 하는 분이 제품설명을 하고 있었 습니다. 저도 관심을 갖고 아이들과 함께 제품설명을 듣기 위해 서 있었습니다. 판촉회사 직원: " 한국말 알아듣지 못하니까 여기 서 있지 말고 그냥가세요. "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이들보기에 민망했습니다. 섬티트: 저기요!!나, 다 알아들어요. 그냥 가라니요!!무슨 말을 그렇게 하십 니까? ” “나도 당신네 제품 안사!!” “사과하세요! !” 라고 마음속으로만.... *외국에서 왔다고 해서 한국말을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의사소통 중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20%도 안 된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표정, 몸짓, 목소리 톤으로 도 다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3) 2014년 운전면허 시험을 보러 갔는데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너무 떨렸습니 다.시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시험 감독관, 나 그리고 다른 학생 한 명이 차에 탔습니다. 그 학생이 먼저 시 험을 봤습니다. 학생이 시험 끝나고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제가 키가 작아서 저를 가르쳐주셨던 학원 강사님께서 방석 하나를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 방석을 앞자리에다 깔고 앉아 시험을 잘 마쳤습니다. 깔고 앉았던 방석을 챙길 겨를도 없이 뒷자리로 갔는데 감독관님께서 아무 말 없이 방석을 제 얼굴에 던졌습니다. * 똑 같은 사람 되기 싫어서 그냥 피해 나왔는데 사실은 감독관 얼굴에 똑같이 던져주고 싶었습니다. 아니면 “지금 무슨 짓이냐”고 소리라도 질렀으면 속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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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했을까요?지금 생각해 보니 후회가 됩니다. 4) 남양주에 있는 행사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행사장에 도착하고 안내하시는 분께서 자리로 안내해 주셔서 앉았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툭 쳤습니다. 그 래서 뒤를 돌아보니 다른 안내하시는 사람이 “이 자리는 vip 자리니 여기에 앉으 시면 안돼요” 라고 했습니다. 저도 행사에 초대받은 사람이었고, vip가 따로 있 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어깨를 치는 것이 아니라, 얼굴을 보며, 여기는 다른 사람이 앉기로 되어 있습니다. 라고 말해주었더라면 기분이 나쁘지 않았을 것입니다.

2. 결혼이민자만 교육의 대상인가요? 1) 한국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해 주세요. 아무리 외국인이고 나이가 어리다고 해도 함부로 취급하거나 공개된 장소에서 사적인 질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납니다. 결혼이주여성들 은 팔려오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좋아서 자신의 의지에 따라 새로운 삶을 찾아오 는 용기 있는 사람들입니다. 사람은 국가, 인종, 종교에 따라 누구든지 차별받지 않아야 합니다. 인격을 존중해 주세요. 2) 배려해 주세요. 다른 나라 문화를 존중해 주세요. 간단한 말이라도, 베트남 말로 인사해 해주 세요. 제가 한국말을 얼마나 하는지 궁금하시다면 베트남 말로 아침인사가 무엇 인지도 물어봐 주세요.친절하게 가르쳐 드릴게요.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는 것은 일방적으로 외국인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나라 문화를 배우고 이해해야 합 니다. 오늘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고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 자리에 다양한 나라사람이 참석해 있습니다. 제가 하나, 둘, 셋 하면 머리위로 큰 하트를 만들어 “존중합니다.”라고 외쳐주 세요.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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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 느끼는 다문화 학생에 대한 차별 김유경(천마초등학교 교사)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다문화 학생에 대한 차별

김유경 (천마초등학교 교사)

Ⅰ. 다문화 학생에 대한 인식 실태

<출처: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 만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 대상>

이 통계자료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오늘날 한국사회가 ‘다문화 사회’에 가까 워졌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다문화 사회에 진입했거나 가까워졌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만큼 일 상생활에서 외국인 거주자 및 다문화 가정이 많아졌다는 것을 쉽게 체감할 수 있 게 된 것으로 보여 진다. 그렇다면 일반 사회가 아닌 우리 학교현장에서 느끼는 다문화 학생에 대한 인 식정도는 어느 정도일까? 다음 통계는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내놓은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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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통계자료는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은 초, 중학교에서의 전출 비율을 보여주 는 것이다.서울시교육청은 이 통계자료의 원인으로 여러 가지를 제시하고 있는 데 그 중에 한 가지가 요즘 엄마들이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은 초등학교, 중학교 에 아이를 보내려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다소 있었다는 것이었다. 위 두 가지 통계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사회적으로는 다문화에 대한 인식 이 개방적 긍정적으로 변해가고 있으나 정작 학교현장 구성원들(학생, 교사, 학 부모)의 다문화 학생들에 대한 인식은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Ⅱ. 학교현장에서 빈번한 다문화 학생에 대한 편견 <교사들의 편견> 1.다문화 가정의 학생은 무조건 부모 나라의 언어와 한국말을 모두 잘 할 것이다. 2.다문화 가정은 무조건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도와주어야 한다. 3.다문화 가정의 학생은 학력이 매우 낮을 것이다. 4.학교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될 때 ‘ 다문화 학생이라서~~’, ‘다문화 학생은 원래 문제가 많아.’ 라고 생각하는 경우 5.다문화 학생을 맡은 교사를 애처롭게 생각하는 다른 교사들 또는 한국말이 서 툰 다문화 학생을 무조건 맡으려 하지 않는 일부 교사들 6.학교에 한국말이 서툰 학생이나 탈북 학생들이 입학, 전입하려고 할 때 거부 하는 일부 학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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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편견> 1.피부색이 다르면 무조건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 2.한국말이 서툴다고 지적 수준까지 무시하고 차별하는 경우 3.다문화 학생들과는 무조건 어울리지 않고 거부하는 경우 4.각 나라의 문화적 차이에서 행동,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이상하게 생 각하여 왕따를 시키는 경우

<학부모들의 편견> 1.다문화 가정에서 외국인 부모는 무조건 경제적인 이유로 국제결혼을 한 것이다. 2.외면적으로 다문화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이면서 실제적으로 다문화 가정의 자녀와 내 자녀가 어울리는 것은 싫다. 3.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에 대한 거부감

Ⅲ. 학교현장에서의 다문화 학생 교육의 방향(제언) 먼저, 다문화 학생들에게 우리는 분명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고, 한국 인의 긍지를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학생이 먼저 자신 이 한국인임을 명확히 인식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교사부터 다문화 학생들에 대한 편견을 깨고 다양한 시각에서 이해 하고 지도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어린 학생들일수록 있는 그대로의 그 친구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금방 친해진다. 오히려 어른의 개입으로 학생들에게 도 편견을 만들어주게 되는 경우가 많다.이렇게 안타까운 시각에 다문화 학생들 이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한 편견은 다문화 학생의 잘못이 아닌, 오히려 그렇게 바라보는 마음이 넓지 못한 사람들의 잘못이라고 알려주고, 그러한 사람 들보다 우리나라에는 다문화 친구를 더욱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다 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다문화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다문화 학생의 마음가짐과 주변 사람들 과 환경이라 할 수 있다. 이점을 기억하고 다문화 학생들에게 교육을 한다면 그 누구보다 훌륭한 정체성을 지닌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라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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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차별 그리고 편견의 벽을 넘어

남양주시민과 함께하는 다문화포럼 발행일 : 2018년 12월 발행처 : 남양주시/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가구단지중앙길2 T031-594-5821/F031-594-4575 디자인 : 장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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