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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테러 협박 신고하러 온 외국인에 경찰 "번역해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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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댓글 0건 조회조회 1,806회 작성일 20-12-2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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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4.연합뉴스
원문보기 : https://www.yna.co.kr/view/AKR20201204118900060?input=1179m

테러 협박 신고하러 온 외국인에 경찰 "번역해 오라"

피해자 "신고 거절당한 느낌에 실망"…경찰 '안일한 대응' 인정


(의정부=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염산 테러를 하겠다'는 협박에 시달리다 경찰서에 신고하러 온 외국인 여성을 경찰관이 '신고 내용을 번역해오라'며 돌려보냈다.

국내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외국인 여성 A씨는 "지속적인 협박 때문에 너무 무서워서 집에도 못 들어가고 있는데, 경찰은 신고도 바로 못 하게 했다"며 분노했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10시께 한국인 친구와 함께 경기 의정부경찰서를 찾았다.

사이버 스토킹에 시달리다 용기를 내 찾아간 경찰서에서 A씨는 또 한 번 불쾌한 경험을 해야 했다.

A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SNS에서 접근해온 한국인 남성으로부터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염산 테러 협박을 받아 고민하다가 경찰서까지 가게 됐다"며 "그러나 경찰관은 메시지를 번역해 오라며 신고를 받아주지 않았고, 제대로 된 조언도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서 "그들이 내 사건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느꼈다"며 "경찰서를 나온 뒤 너무 실망했고, 슬펐다"고 덧붙였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주 A씨에게 접근한 뒤 A씨가 오프라인 만남을 거절하자 그때부터 태도가 돌변했다.

B씨는 A씨에게 성적이거나 인종 차별적 욕설과 함께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염산의 사진을 보내면서 살해 위협까지 했다.

A씨가 어디에서 일하는지 찾아내 염산 테러를 하겠다고 겁을 줬다.

A씨는 "협박을 당한 뒤로 며칠째 친구네 집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경찰에 신고하면 집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뒤 "지금은 한국어로 번역해줄 수 있는 친구를 찾아 도움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B씨는 계정을 계속 바꿔가며 A씨에게 연락을 해왔으며, A씨는 여전히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밤이 너무 늦었고 의사소통이 잘 안 됐던 것 같다"며 "일단 돌아가고 날이 밝으면 신고하라고 하는 등 안일하게 대응한 부분이 있었던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연합뉴스 취재가 시작되자 "(가해자 측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소지가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피해자 방문 조사 등 필요한 부분을 성실히 수사하겠다"고 했다.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관계자는 "고소인의 증거 자료 제출은 본인이 한국어로 번역해 수사기관에 제출하게 돼 있는 것은 맞지만, 신고 자체를 받아주지 않은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정부경찰서
의정부경찰서

[연합뉴스TV 제공]

su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