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이주유형별 맞춤형 사역 절실” 교회, 이주민과의 간극을 좁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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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댓글 0건 조회조회 177회 작성일 24-08-06 15:26본문
2024.8.5.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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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유형별 맞춤형 사역 절실” 교회, 이주민과의 간극을 좁혀라
게티이미지뱅크
저출산 극복 대안으로 이주민 정책이 강조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목회 사역도 주목받고 있다. 외국인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유학생 등으로 구분되는 국내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유형별 맞춤사역의 필요성이 제시되고 있다. 이들이 한국을 찾은 목적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주민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내국인에 대한 역차별이나 이주민을 혐오하는 문화로 이어져선 안 된다”면서 “교회가 차별과 혐오의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기도 안산제일교회(허요환 목사)에서 만난 오경석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소장은 “이주민이 국내 노동력과 지역 소멸을 완전하게 해결해주진 못 하더라도 중요한 솔루션 가운데 하나”라면서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이주민 정착을 위해 무작정 지원해선 안 된다. 내국인들도 이주민과 똑같이 산업재해 등 위험군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예컨대 보조금이나 각종 지원비 등 일방적이고 물질적인 지원이 아닌 근로권과 양육권 등을 확보하도록 돕자는 취지다. 결혼이주여성에겐 소통과 교육을, 이주 노동자들에겐 노동조건 상담 등을 지원하는 식이다.
오 소장은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주민이 도움만 받는 수혜자로 인식되면 자칫 사회적인 혐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주민을 국민이 지녀야 할 정체성과 책임감을 심어주고 한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이들이라는 인식을 심는 것이 이주 사회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권순길 안산시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장은 “교회가 이 같은 인식개선에 앞장서야 한다”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주민이나 내국인이나 우리 모두 똑같은 존재다. 교회의 공동체성이 이주민을 우리 사회 일원으로 확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들어온 이주민들은 체류 목적에 따라 국내에 거주하는 기간이 다르다. 결혼이주여성이나 외국인 숙련기능인력(E74) 비자를 취득한 다문화 가족 등은 장기 이주민으로, 유학생이나 이주노동자 등은 추후 고국으로 돌아가는 단기 이주민으로 구분된다. 이주 기간에 따른 맞춤형 사역이 필요한 지점이다.
10년간 아프리카 난민 사역을 이어온 박혜원 자유로운교회 목사는 5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장기 이주민의 경우 생활 안정과 적응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어 교육이나 의료 지원 등 생활이 안정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같은 교육은 취직이나 자녀교육 등 일상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기 이주민의 경우 심리적 안정과 복음 전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국내에서 체류하는 동안 언어 장벽·재정 문제 등으로 심리적 불안정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법률·노무 상담도 필요하지만 이들을 위한 심리상담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 목사는 “또한 단기 이주민들은 4~5년 뒤 본국으로 돌아가기에 역파송에 목적을 두고 선교해야 한다”며 “한국에서 얻은 신앙과 경험을 본국에 전파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효과적인 선교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교회가 이주민 복음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동시에 그 근간에 이웃사랑이 전제돼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전통과 사회적 인식을 교육하는 동시에 타문화의 정체성과 정서를 존중하는 ‘샐러드볼’ 같은 다문화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샐러드볼 이론은 국가라는 큰 그릇 안에 담긴 다양한 샐러드처럼 여러 민족의 문화가 하나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을 의미한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종교사회학 교수는 “교회는 성경에서 말하는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돕고 섬기는 정신을 교육해야 하며 세계시민의식을 함양하는 교육을 통해 내국인들도 이주민을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러한 접근은 다문화 가정이 사회에서 차별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한국 사회가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포용적인 사회로 나아가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산=김동규 기자, 김수연 박윤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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