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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례

 

형사 고려인 남성 K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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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댓글 0건 조회조회 5,366회 작성일 16-06-0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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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유형 형사 거주지역 경기 안산시
국적 우즈베키스탄 체류자격 기타
상담내용 금요일 오후 1시, 출근하자마자 전화가 울렸다. 젊은 여성이 우는 목소리로 남편이 추방당하게 생겼다고 호소했다. 사무실에 와보라고 하니 충북 진천에서 경기 안산까지 버스를 타고 왔다. 거주지역에는 외국인지원단체를 찾을 수 없어 물어물어 찾아왔다고 했다. 같은 고려인인 남편과 한국에 같이 와 일을 하는데 남편이 중국사이트인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성기능개선약품을 주문했다고 했다. 문제는 그 약품에 한국에서 환각성약물로 유통이 금지되어 있는 성분 한가지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로 인해 조사를 받았고 정식재판절차 없이 검찰에서 약식으로 강제출국조치를 내린 것이었다. 남편은 청주 외국인보호소에 수감되어 있었으며 수일 내로 강제출국 당하게 된 상황이었다. 부인은 그때까지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남편 역시 조사과정에서 제대로 된 통역을 지원받지 못했다고 했다.
진행 과정 및 결과 금요일 오후 5시 30분이 되어서야 도착한 부인이 들고 온 서류를 검토해 청주외국인보호소, 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 등에 부지런히 전화를 돌려 상황을 파악해보았다. 외국인보호소와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는 다 끝난 일이라면서 강제출국 된다고 해도 별 불이익이 없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의 엄격한 출입국절차를 고려했을 때 이대로 그냥 돌아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았다. 다행히 이의신청기한이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고, 마침 상담활동가가 그날 저녁 ‘너머’의 법률고문을 맡아주고 있는 변호사 친구를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있었다. 제대로 된 통역과 소명기회를 제공하지 못한 것을 이유로 강제출국을 보류하기 위한 양식을 작성해 월요일에 제출할 수 있도록 부인에게 건네고, 정식재판 진행을 위해 고문 변호사에게 사건 내용을 전달하였다.
그렇게 발빠르게 움직였으나 한국생활을 정리하고 부부가 함께 출국하기로 결정했다는 연락을 월요일에 받게 되었다. 둘다 한국말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남편은 보호소에 앉아 언제 끝날지도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를 재판을 기다리느니 그냥 돌아가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관련법령 및 정보
평가 및 의의 한국말을 못하다보니 어어 하다가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다 놓치고 일을 돌이키기가 쉽지 않은 시점에 도움을 요청하러 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마다 안타까움이 크다.
100여년 동안 타국을 떠돌아야 했던 고려인 동포들의 기구한 이주역사에 대한 이해가 한국사회에 조금만 더 깊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사례를 자주 보게 된다. 이 경우도 그런 경우였다. 100여년을 떠돌다 간신히 찾아온 모국을 사소한 죄목으로 다시 떠나게 되었는데, 내쫓기는 쉬워도 다시 돌아오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돌아간 후 고국에 대해 어떤 기억을 갖고 살아갈지 생각해도 씁쓸하기는 마찬가지다.
피상담인의 남편은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에 무슨 문제가 있을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나, 결과는 부부 동반 출국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인터넷쇼핑 및 해외직구가 손쉬운 현재, 한국에 입국하는 외국인노동자 및 동포들에 대한 사례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상담지원단체 고려인상담센터
작성자 신기현